
조대권 영산농협 조합장(가운데)과 농업인들이 농협 길곡지점 산지유통센터에서 ‘두리영차 롱그린 맛고추’의 우수한 품질을 설명하고 있다.
<롱그린>은 농우바이오가 개발한 <롱그린맛> 품종을 줄여 부르는 것으로, 양상추처럼 아삭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감도는 상쾌한 맛이 일품이다. 수분이 많아 쌈장에 찍어 먹는 생식이 가장 어울리지만, 튀김·된장박이 등 요리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 지역 농업인들이 <롱그린> 생산에 눈길을 돌린 것은 2011년부터. <청양>고추 재배가 많은 밀양과 <녹광> 재배가 많은 창녕군 남지면 등 인근 주산지와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롱그린> 품종을 선택해 규모화에 나서고 있다. 밀양·진주 등지에서도 재배가 활발하지만, 길곡면 지역처럼 농업인들 스스로 품종전환에 나선 일은 흔치 않다.
보통 11월 하순부터 이듬해 6월까지 출하되고 있는데, 지난해는 10㎏들이 14만4000상자, 총 47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농업인들은 차광관리로 빛을 적절히 막아주고, 수확간격을 앞당기며 품질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0여년간 풋고추를 재배해 온 강상규씨(55·길곡면 증산리)는 “일손부족이 심하지만, 우리지역 농업인들은 보통 10~15일인 타 지역과 달리 1주일마다 고추를 수확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의 <롱그린> 고추에 비해 한개당 무게가 적지만, 아삭하면서도 풋내가 나지 않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자랑했다.
더 나아가 <롱그린>을 재배하는 110여 농가 가운데 선도농업인 43명은 지난해 12월16일 풋고추공동선별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공동선별에 나서면서 품질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장희안 풋고추공동선별회장(63·증산리)은 “90% 이상을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는데, 올해는 농산물값 약세로 10㎏들이 한 상자 가격이 2만원대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깐깐한 선별과 공선회원 관리를 통해 <두리영차 롱그린 맛고추>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홍보다. <녹광>이나 <청양>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다, 맛이 좋다 보니 손님들이 순식간에 고추를 먹어버리는 바람에 음식점에서 비용부담을 이유로 <롱그린>을 내놓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때문에 영산농협 직원들은 각종 행사를 비롯해 등산길에도 <롱그린>고추를 빼놓지 않고 갖고 다니며 홍보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조대권 조합장은 “길곡면 지역이 <롱그린> 고추 주산지가 될 수 있도록 포장재와 영농자재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홍보가 더 필요하다”면서 “전국 소비자들이 <두리영차 롱그린 맛고추>의 참맛을 알 수 있도록 농협뿐만 아니라 음식점 등에서도 소비에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