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의 가업을 이어 친환경농업에 뛰어든 남매농군 손모아(오른쪽)·병인씨가 건조중인 친환경 무청 시래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모의 가업을 이어 친환경농사에 뛰어든 젊은 남매농군이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남 영암군 시종면 금지리에서 3년째 복합영농을 일구는 누나 손모아씨(26)와 남동생 병인씨(24)가 그 주인공. 이들은 7년째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손명호(53)·박미숙씨(50)의 자녀다.
부산외국어대학에서 무역통상학을 전공한 모아씨는 유기농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2012년에는 전남생명농업대학에서 유통CEO(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고, 지난해에는 유기농산물·가공품 수출을 위해 국제농식품무역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또 전남사이버농업인연합회 사무차장을 맡아 정보기술(IT)을 농업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아씨는 “대학생 시절에 인도와 필리핀에 나가보니 유기농산물 시장이 자리를 잡아 전망이 커 보였다”며 “친환경농산물을 세계 각국에 수출해 농업 한류열풍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식량작물학를 공부한 병인씨는 친환경농업 기술에 대한 이론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았다. 그는 영암군 4H연합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농촌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 미생물농법 등 친환경 농사기술 연구에 힘써 농산물 품질을 높이고 생산비를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병인씨는 “아버지가 고등학교 때 유기농업과 가공을 병행하면 돈버는 농업을 일굴 수 있다고 권유해 농업인의 길을 선택했다”며 “암투병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친환경농업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매는 부모와 함께 4㏊에서 벼·배추·무청·고추를 유기농과 무농약재배해 수취값을 높이고 있다. 또 절임배추·시래기 등으로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앞으로 반찬류 가공공장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은 남매의 이름을 따 ‘모인농산’이라는 유통회사까지 설립해 유통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지난해 올린 매출은 3억원을 넘었다.
호흡이 척척 맞는 남매는 “처음엔 20대 젊은 친구들이 둘씩이나 귀농을 하니까 왜 자식들을 시골에서 썩히냐는 식으로 주변 인식이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남보다 열심히 노력하며 성공을 일궈 나가는 모습에 냉대가 환대로 바뀌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