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유행성 질병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양돈농가들의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고 있다.
양돈업계에 따르면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이후 국내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 지난해 11월 충남과 경남에서 첫 발생한 이후 급속히 확산돼 1월 말 현재 강원과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 소치와 인접한 국가에서 연이어 발생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PED 확산=PED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어미돼지보다는 새끼돼지에 더욱 큰 피해를 입히는 PED가 올여름 출하를 겨냥한 새끼돼지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에 번지고 있어 새끼돼지값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대한한돈협회가 도협의회를 통해 자체 조사한 결과 1월 말 현재 PED는 경기, 충남·북, 경남·북, 전남·북 등 거의 전국에 걸쳐 30여개 시·군, 75개 농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자체 집계해 홈페이지에 올린 현황 13개 농장보다 6배가량 많은 수치다. 양측간의 발생농장 수치가 이처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PED가 발생할 경우 농가에 돼지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져 발병농장에서 신고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PED 확산은 새끼돼지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선 양돈농가들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 11월~이듬해 2월은 여름철 성수기 출하를 겨냥한 새끼돼지(25~30㎏) 수요가 많아 보통 15만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돼 왔지만 올해의 경우 공급물량이 달려 30~40% 오른 20만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최근 충청과 경기·호남·경남 등지에서 발생 신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는 등 PED 발생으로 인한 농가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돼지값이 안 좋은데다 PED 확산에 따라 새끼돼지 가격도 올라 농가들의 경영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홍 도드람양돈농협 차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PED가 유행해 17개 주에서 130만마리가 폐사한 사례를 봤을때 국내에서도 초동방역에 실패할 경우 질병이 국내 전역으로 전파될 우려가 있는 만큼 농장에 PED가 발병할 경우 거래처나 주변 농가에 반드시 알려야 한다”며 “특히 PED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인 만큼 차단방역이 가장 중요하며 새끼돼지의 항체 형성을 위해 임신모돈의 백신 접종에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도 비상=러시아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고 해외여행객의 입출국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아직까지 발병 사실이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러시아 및 동유럽 국가에서 연이어 발생해 농가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러시아 및 동유럽 국가에서 돼지에 치명적인 ASF가 발생, 확산되고 있는 만큼 발생지역 여행객의 경우 축산농가와 가축시장 방문과 가축 접촉을 자제하고 육류·햄·소시지 등 축산물을 반입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현재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ASF뿐만 아니라 구제역(FMD)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동계올림픽 관전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SF는 돼지와 멧돼지에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2~5일 잠복기 후 급작스러운 체온 증가와 식욕상실·호흡곤란·혈변 등의 증상과 귀·콧등·주둥이 등의 부위에 홍색반점을 일으키며 기침증상도 나타난다.
공통적인 증상은 출혈이며 증상이 나타난 후 4~7일경 폐사하고, 임신한 돼지는 증세를 나타낸 후 5~8일경 유산을 일으킨다. 치료나 예방약이 없고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질병의 전파는 감염동물의 배설물이나 분비물에 의해 이뤄진다. ASF가 발생한 국가는 러시아·리투아니아·우크라이나·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벨라루스 등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