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와 배추·대파·양배추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장기간 바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지와 시장유통인들 사이에선 정부에 채소 가격 안정을 위한 시장격리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배추는 과잉생산에 소비부진이 겹치면서 상품 10㎏들이 한 망의 가락시장 거래가격이 3500원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00~1만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배추값은 지난가을 김장철 이후 내리막을 탄 뒤, 이 같은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무도 1월 중순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4만2000t을 시장격리 및 자율감축하기로 했지만, 가격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부 대책 발표 당시 상품 18㎏당 4000원대이던 가격이 잠시 5000원대로 올라섰지만, 2월 들어 다시 4000원대로 주저앉았다.
한 가락시장 관계자는 “처음부터 시장에선 무 시세 안정을 유도하기에는 시장격리 물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출하되는 양배추도 가격 하락에 신음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상품 8㎏들이 한 묶음이 2800~3200원으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양배추는 일부 출하단체가 지자체 등을 상대로 시장격리를 요구하면서 지역내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생산농가 상당수가 이미 산지유통인에게 양배추를 넘긴 상태여서, 시장격리를 요구한 출하단체의 성격 등을 놓고 각종 설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또 양배추의 경우 정부의 수급조절 대상 품목이 아니어서 가격하락에 따른 대응 매뉴얼이 없는데다, 시장격리 시 보상 기준이 되는 최저보장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대파 역시 1㎏ 한 단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000원 안팎에 그치면서 최근 주산지인 전남 진도군이 280㏊가량을 시장격리키로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정수 가락시장 한국청과 상무는 “배추·무·양배추 등 월동 채소는 물론이고 양념채소류·엽채류·과채류까지 몇 개 품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농산물이 과잉 생산 및 소비 부진으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현재의 시장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출하자단체, 도매법인, 농협,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 등을 불러 월동채소 수급안정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선 배추·무 등 주요 채소류의 가격불안이 3~4월까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며 “품목 주산지의 지방자치단체 등과 보조를 맞춰 가격지지 방안을 논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