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세의 농업인 전제완씨가 식물식재기(일명 감자집게)에 장착해 씨앗이나 모종을 편리하게 심을수 있도록 손수 개발한 ‘모종나팔’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칠순의 농업인이 단순하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개발한 농작업 도구가 1년 만에 품질을 향상시켜 새롭게 선보여 눈길을 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시판하는 식물식재기(일명 감자집게)에 장착해 다양한 씨앗이나 모종을 편리하게 심을 수 있는 ‘모종나팔’을 개발한 전제완씨(73·강원 횡성군 강림면 부곡리)다.
식물식재기는 씨앗이나 모종을 심을 때 유용하지만 허리를 굽혀 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비료포대 등으로 깔때기 모양을 만들어 끈으로 묶어 사용해 왔다. 전씨도 재작년까지는 이웃농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빌려 썼다. 그러나 재질이 약해 금방 마모되는 데다, 영농철마다 빌려 쓰려니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런 불편함은 해결방법을 모색하게 했다. 전씨는 지난해 플라스틱을 이용해 단순하지만 반영구적인 깔때기 모양의 모종나팔을 특허출원, 3500만원을 들여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호평 속에서 몇 가지 아쉬움이 제기됐다. 우선 62㎝에 달하는 깔때기 길이가 길어 경사지나 두둑에서 작업할 때 씨앗 투입이 불편하고, 고령의 여성 농업인이 사용하기엔 조금 무거운 감이 있었다. 또 재질이 뻣뻣해 파손되기도 했다.
전씨는 또다시 해결방법을 고민했고, 적잖은 추가 비용을 들여 단점을 보완했다. 한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찰고무를 70% 혼합, 재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내구성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깔때기의 길이를 11㎝ 줄이고, 무게감을 30% 정도 낮춰 기존에 비해 한결 가벼워졌다. 색깔도 노랑과 주황 두가지로 제작, 산뜻함을 가미했다.
“콩·팥이나 비료를 뿌릴 때엔 투입구(직경 4.5㎝)를 그대로 사용하고, 씨감자나 배추·무 모종을 심을 때엔 한단을 잘라내면 힘들지 않으면서 작업 효율도 높일 수 있습니다.” 전씨는 식재기에 ‘모종나팔’을 장착해 2인1조로 작업하면 하루에 8250㎡(약 2500평)는 너끈히 마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품질을 개선했지만 ‘모종나팔’ 소비자가격은 지난해와 같은 1만원이다. 농작업이 힘에 부치는 같은 처지의 고령 농업인을 돕기 위해 개발한 만큼 두루 쓰이길 바라는 전씨의 의지가 반영됐다. ☎010-3680-6896.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