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양모 광양매실농원 대표가 인공파종 후 3년이 지난 겨우살이를 보여주고 있다.
체내 암세포를 죽이는 ‘비스코톡신’
과 ‘렉틴’ 성분 등을 함유하고 있어 항암효과가 높다고 알려진 약용식물 겨우살이. 야생에서만 자라던 겨우살이의 인공재배에 성공한 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 광양시 광양매실농원의 변양모 대표(65). 변 대표는 20여년 전 우연한 기회에 겨우살이가 혈압은 물론 관절·당뇨 관리에 좋다는 얘길 듣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지리산·백운산 등 전국의 산으로 겨우살이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주로 고산지대의 나무에 기생해 채취가 어렵고, 일부 사람들이 겨우살이를 채취하려고 산림을 훼손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변 대표는 인공재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1997년부터 실험에 매달린 그는 2007년 겨우살이 인공파종에 성공했다. 처음으로 인공재배의 길을 튼 것이다. 일반적으로 겨우살이 종자는 새가 섭취한 뒤 배설하거나 섭취와 동시에 뱉어내면 나무에 붙어 싹을 틔운다. 이 때문에 인공파종할 경우 발아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변 대표는 매실나무·배나무 등 30여종의 나무에 겨우살이 종자를 파종, 결실을 맺었다.
그는 숙성시킨 겨우살이 종자를 나무 표면에 붙여 인공 발아시키는 방법을 지난해 특허 등록까지 했다. 새의 배설물로 나온 종자는 발아율이 10%도 채 안되지만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로 발아 성공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변 대표는 자신의 특허 기술을 이용하면 과수원에서 겨우살이 생산이 가능해 농가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매실나무에 겨우살이를 키울 경우 5~6월 매실을 수확하고 같은 나무에서 11월부터 이듬해 2월엔 겨우살이 수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겨우살이 종자를 10년 이상 된 숙주 나무에 파종하면 5년 후부터는 한 그루에서 겨우살이를 10~20㎏ 수확할 수 있단다.
그는 “겨우살이가 숙주 나무에 기생하면서 양분을 빨아먹고 심할 경우엔 숙주 나무를 고사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나 겨우살이는 파종 후 4년까지는 숙주 나무 생육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4년 후엔 겨우살이를 가지치기 방식으로 채취해 주면 숙주 나무 재배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중 백화점 등에서 비교적 높은 값에 판매되고 있는 겨우살이는 줄기와 잎을 햇볕에 말려 달이거나 술로 담가 마신다. 연구기관에서는 음료나 진액 등 가공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변 대표는 “가공품 개발을 위해서는 일정 물량이 확보돼야 하지만 합법적인 자연산 채취로는 확보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많은 농가들이 겨우살이 인공재배를 통해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010-6626-3137.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