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전국 125개 시·군 2083곳의 예찰·관찰포를 조사한 결과 본답(모를 심은 논)의 31%에서 키다리병이 발생했다. 2012년 20%와 비교하면 11%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못자리에서 병이 발생한 비율도 13.6%로 전년보다 9.5%포인트 높았다.
농진청은 지난해 키다리병 발생이 많았던 이유 중 하나로 종자 소독약제에 대한 볍씨의 저항성을 꼽았다. 이용환 농진청 재해대응과 연구사는 “대부분의 농가가 2000년대 초중반부터 볍씨를 소독할 때 같은 계통의 약제를 쓰고 있는데 지난해 실험 결과 이들 약제에 대한 볍씨의 저항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당진시·서천군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 3~5월 실시한 종자소독 실험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기존의 <플루디옥소닐+프로클로라즈> 약제로 종자소독을 한 실험구의 키다리병 발병률이 40% 가까이 되는 지역도 있었다.
반면 비교적 새로운 약제인 <테부코나졸+프로클로라즈> <헥사코나졸+프로클로라즈> <이프코나졸> <티오파네이트메틸+트리풀루미졸>로 볍씨를 소독했을 때는 키다리병 발병률이 급감했다. 당진시농기센터가 키다리병 감염률이 높은 <주남>벼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테부코나졸+프로클로라즈>를 처리한 경우 발병률이 9%에 그쳤다. 또 <테부코나졸+프로클로라즈> 약제로 <호품>벼를 실험한 서천군농기센터 실험구에서도 키다리병 발생모가 미미했다. 천안시농기센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영복 천안시농기센터 식량팀장은 “다소 비싸긴 하지만 <이프코나졸> 약제를 처리한 실험구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올해부터 최소 2년 주기로 약제를 바꿔가며 볍씨소독을 실시해 줄 것을 농가에 당부할 계획이다. 키다리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소독할 필요가 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우선 <티오파네이트메틸+트리풀루미졸> 약제를 사용할 경우엔 30℃ 물에 48시간 볍씨를 담근 다음 건져내 헹구지 않은 상태로 싹을 틔워 파종한다. <이프코나졸> 약제를 쓸 땐 30℃ 물에 48시간 담근 뒤 건져내 싹을 틔워 파종한다.
<테부코나졸+프로클로라즈>와 <헥사코나졸+프로클로라즈> 약제를 이용할 땐 30℃ 물에 48시간 담근 뒤 맑은 물로 두세번 헹궈 싹을 틔운다. 이때 약제는 정량을 사용해야 하고 온도와 담그는 시간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용환 연구사는 “<테부코나졸+프로클로라즈> 약제를 사용할 때 선충 방제용 약제인 <페니트로티온 유제>를 함께 쓰면 발아불량과 같은 약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