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때쯤이면 지리산 자락 전남 구례군 산동마을에는 가슴시린 <산동애가(山洞哀歌)>와 노란 산수유꽃이 춘삼월 바람을 타고 온 산을 휘감아 승천한다.
수락폭포의 폭포수마저도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구례의 산수유는 약 4m 높이의 큰키나무에 잎은 긴 타원형이다. 산수유나무의 껍질은 거칠고 표피가 일어나기도 하여 수피가 매끈한 생강나무와 구분하는데 꽃은 생강나무와 흡사하다.
산수유는 생강나무만큼이나 쓰임새가 많은 약재다. 노란 꽃은 화전을 만들어 먹거나 차로 이용한다. 잎 역시 서너 번 덖어서 차로 마시는데 비타민과 약간의 유기산이 들어 있어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
가을에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를 따서 불에 쬐거나 뜨거운 물에 쪄서 딱딱한 씨를 빼고 말려서 쓴다. 산수유열매는 결정성 유기산과 사과산·포도산·비타민 A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코르닌이란 사포닌도 15% 이상 함유하고 있다.
껍질에는 이리도이드 배당체인 로가닌과 모르로니시드가 들어 있어 신맛을 낸다. 산수유는 잠잘 때 목과 등줄기에 흥건하도록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 또한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게 좋은데 특히나 밤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려 잠을 설치는 사람에게 좋다. 허리가 아프거나 생리통과 월경이 고르지 않을 때도 좋다.
건지황, 산마, 으름덩굴 줄기, 목단뿌리, 질경이 씨앗, 술에 찐 우슬뿌리를 산수유와 함께 넣고 달여 마시면 손발이 차고 피곤하며 갈증이 있고 요통, 배뇨곤란, 잦은 소변, 시야가 자꾸 뿌옇게 흐려지는 증상을 해소하는 데 좋다.
한창 자라는 어린이들의 발육부진에는 오골계 한마리에 산수유와 산마, 지황, 남생이 배딱지와 등딱지, 대추, 생강을 넣고 달여 먹이면 단백질과 비타민·지방·전분 등의 성분으로 인해 몸에 부족한 음액을 공급하고 영양을 충분하게 보충해 준다. 이 방법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치료로 인해 감소된 백혈구를 회복하는 데도 유용하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