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추 재배농업인 고홍규씨(오른쪽)와 형 고창규씨가 자신들이 만든 ‘3바퀴 핸들카’를 어머니가 조작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강원 평창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농업인 고홍규씨(54·미탄면 기화리)가 수확 일손을 덜기 위한 농작업 기계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추밭에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면 그 때부터 고씨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수확할 때 고생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결국 여든을 바라보는 노모가 좀 더 편안하게 고추를 따고 옮기는 데 힘이 덜 들어가도록 맞춤형 농작업 편이기계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기계설비업에 종사하는 형 고창규씨(57)와 머리를 맞댔다.
그러기를 3년. 마침내 시행착오와 보완을 거듭한 끝에 ‘3바퀴 핸들카’를 완성,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그는 “고추 수확은 여름철 땡볕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허리와 다리가 아플 뿐만 아니라 직사광선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라면서 “하지만 핸들카를 이용하면 우리 어머니도 큰 어려움 없이 편하게 고추 수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바퀴 핸들카’는 바닥 90㎝, 폭 30㎝, 높이 90㎝에 와이(Y)자형 핸들과 10인치 크기의 든든한 바퀴가 있어 자유자재로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40㎝ 높이에 3단으로 높낮이가 조절되는 의자를 장착했다. 덕분에 고추는 물론 가지·오이·토마토·파프리카 등 모든 열매채소류를 앉아서 편리하게 수확할 수 있다.
고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이 농기계를 주위 영농회장에게 권해 농작업에 활용토록 했다”면서 “직접 써 본 농업인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농기계라고 입소문을 내줘 평창군이 올해 ‘원예작물 수확 편이 농기구지원 사업’을 펼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평창군은 지역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올해 3000만원의 사업비를 편성, 핸들카 보급에 나섰다. 이에 따라 평창읍과 대화·용평면 등지에 4월 말까지 300대가 보급될 예정이다. ☎010-448-5978.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