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범 황금약초식물원 대표가 19년차 성목으로 자란 헛개나무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나무가 효자죠. 헛개나무 한그루에서 열매 30㎏을 따면 150만원은 거뜬합니다.”
충남 공주시 신풍면에 위치한 황금약초식물원. 19만8000㎡(6만평)의 산은 600여그루의 헛개나무를 비롯해 100여종의 약초, 30여 종류의 산나물이 자라는 ‘약초 박물관’이었다.
스스로 ‘약초 국가대표’라고 부를 정도로 평생을 약초에 바친 이기범 황금약초식물원 대표(68)가 일군 땀의 결정체다.
“약초와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됐습니다. 산간지역인 고향마을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으면서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 필요한 약초가 매력적으로 보였죠. 지금까지 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젊은 시절에 꾸었던 꿈을 어느 정도는 이룬 것 같습니다.”
이 대표의 대표작은 헛개나무다. 술로 인해 간경화 초기에 이를 정도로 몸이 나빠졌던 이 대표가 <본초강목>에 헛개열매가 간에 좋다고 기술된 사실을 알아냈고 직접 복용해 악화된 건강을 되찾은 게 계기였다.
10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한다는 심정으로 1995년 헛개나무를 심었고 어느덧 19년차의 성목으로 자란 이 나무들이 이제는 자신의 주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헛개열매 추출액이 85% 함유된 <원간보>와 <작두콩진액> <꾸지뽕 진액> 그리고 옻·우슬·엉겅퀴·어성초 등 70여종의 산야초 발효액이 주력상품이다. 대부분 주문판매로 소비자와 직거래한다. 또 매년 5월에는 고객을 초청해 ‘약초와 산나물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6번째 행사를 준비 중이다. 생산·가공·유통·체험활동 등 요즘 화두인 6차산업화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작두콩을 국내에서 처음 재배한 주인공이다. 일본 여행 중 작두콩이 비염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1992년 들여와 4년여 만에 재배에 성공했다. 이를 기념한 ‘작두콩 시배지’ 비석이 식물원 한편에 서 있다.
이 대표는 요즘 약초재배 안내자 역할에 열성적이다. 자신의 지식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겠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약초에 관심 있는 귀농·귀촌인을 중심으로 산야초 발효교육을 매월 2회 실시한다. 식물원에는 각종 시범포를 만들어 체험코스로 이용한다. 공주대학교 평생교육원 대체의학과 교수로서 산야초 발효 등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약초학교’를 만드는 것이 장기 목표다.
2004년 행정자치부 선정 신지식인(9호)이기도 한 이 대표는 “고정관념에 빠지지 말고 시대에 맞게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우리의 산에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는 산야초를 발효시켜 세계화하고 대체의학을 발전시키는 일에 여생을 헌신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041-841-2694.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