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을 주민들이 맘 편히 잘 살면 그만한 보람이 없지유~.”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마을 염규영 이장(51)은 ‘잘살아 보자’는 신념 하나로 농촌 오지마을을 부촌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다.
사담리마을은 팜스테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농촌마을 가운데 하나다. 한해 마을을 찾는 도시민만 3만명. 농협의 도움을 받아 지은 마을 공동재산인 펜션과 평상(여름철 휴양객 이용)에서만 연간 60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여기다 마을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민박 등의 수익도 쏠쏠하다.
특히 농산물 판매가 압권이다. 밤고구마를 비롯해 옥수수·고추·감자 등 마을 특산품 대부분을 마을을 찾은 도시민들에게 직거래로 판매해 농산물 판매 걱정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이는 모두 염규영 이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염 이장은 1980년대 초 물난리가 났을 당시 정부 보급품을 공평하게 나눠달라는 마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20대에 처음 이장일을 맡았다. 이후 5년간 주민들의 손발 역할을 척척 해내던 그는 잠시 도시민을 꿈꾸며 외도(?)를 했다.
하지만 10년간의 방황끝에 1999년 고향으로 복귀한 그는 다음해부터 다시 이장일을 맡았다. 마을 일에 앞장서며 야무지게 일했던 그에 대한 믿음으로 마을 주민들이 강력히 요청한 결과다.
“가난한 마을이 싫어 떠났지만 고향에 돌아온 것을 계기로 마을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잘먹고 잘살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몇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도시민을 끌어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염 이장은 곧바로 주차장 확충부터 물막이 공사, 최신식 화장실 설치 등 군의 도움을 받아 마을 편의시설을 늘리는 데 본격 돌입했다. 산과 계곡, 천년고찰 공림사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농촌 자원으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염 이장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보통신의 힘을 빌려야 마을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정보화마을’ 유치사업도 적극 펼쳐, 인터넷망을 오지마을까지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안정적인 관광 수입과 농산물 판매 활성화 덕분에 마을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웬만한 도시민보다 나아졌다. 그는 올해 마을 뒤 공림사와 연계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도입,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새로운 소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염 이장은 “곡식을 꿔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농촌 오지마을이 여유가 넘치는 활기찬 마을로 바뀐 것이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알찬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농촌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