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온, 4월 초 저온, 4월 말 고온. 올봄 들어 들쭉날쭉 ‘냉온탕’ 날씨가 이어지면서 과수농가의 꽃눈 저온피해에 이어 이번에는 전국에서 병해충이 크게 번져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 보은의 토마토수출단지 농가들은 2월 발생한 토마토 궤양병이 확산되면서 이웃과의 접촉을 피하고 정보 교류를 위한 월례회도 취소하는 등 병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토마토농가 이우직씨(53·보은군 장안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궤양병이 발생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병이 발생한 토마토 줄기를 모두 뽑아버리고 다시 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부여와 논산 등 충남지역 시설토마토 주산지에서는 잎이 시들고 뿌리가 썩는 병이 확산되며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들 지역 토마토농가 열에 여덟아홉이 감염되고 수확량이 반토막 나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어 농가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다 대추 주산지인 충북 보은지역에서는 대추잎의 즙을 빨아먹어 잎을 고사시키는 ‘대추나무잎혹파리’가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빨리 발생해 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추농가 신동우씨(46·보은군 보은읍)는 “예년 같으면 (대추나무잎) 혹파리가 5월 초쯤에나 보이는데 올해는 4월 중순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아직까지 등록된 적용약제도 없어 방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도 4월 중순 이후 이상고온으로 보리밭에서 증식한 2세대 애멸구 성충의 논 이동시기가 5월19일경으로 평년보다 9일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애멸구 발생밀도 역시 평년보다 150% 높은 것으로 조사돼 적기방제를 놓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현기 도농기원 기술지원과장은 “애멸구는 줄무늬잎마름병의 매개충인 만큼 인근에 보리밭이 있는 벼 재배농가는 최대한 늦게 이앙시기를 조절하고 이앙 당일에는 반드시 약제처리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농기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균기온은 3.5℃로 평년보다 1.9℃가 높았고 3월 이후 봄철 평균기온은 11℃로 평년보다 무려 2.4℃나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