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 무논점파 재배 확산을 위해서는 잡초성벼 방제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벼 무논점파 재배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잡초성벼(고유의 품종이 아닌 야생벼 또는 잡벼) 방제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국산 쌀의 가격 경쟁력 향상을 위해 육묘비용이 들지 않는 무논점파 재배를 사실상 권장하고 있다. 2013년 현재 1만2000㏊가량인 무논점파 재배면적을 2017년까지 8만400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전체 논 면적의 10% 정도에 해당한다.
◆잡초성벼가 문제=무논점파 재배는 물을 뺀 논에 싹틔운 볍씨를 직접 파종하는 방식이다. 재배면적이 2008년 150㏊에서 2013년 1만2000㏊가량으로 확대되는 등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무논점파 재배를 할 경우 육묘작업이 필요없기 때문에 기계로 모를 심을 때보다 노동력을 최대 35%까지 줄일 수 있고, 1㏊(3000평)당 생산비 절감효과도 16만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수량과 미질은 기계로 이앙했을 때와 비슷하며 기존 직파재배에 비해 입모율이 높고 쓰러짐에 강하다고 농진청은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잡초성벼다. 기계로 이앙했을 때보다 잡초성벼 발생이 많기 때문이다. 잡초성벼가 발생하면 고유 품종의 수량이 최대 6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수확할 때 고유 품종과 혼입되면 상품가치와 미질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
◆현재 개발된 방제법은 ‘미흡’=농진청은 잡초성벼 방제를 위해서는 경운을 하지 말고 파종하기 전에 제초제를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벼 수확 후 가을갈이나 봄갈이를 하지 않고 무경운 상태를 유지하면 땅에 떨어져 있던 잡초성벼 종자가 토양에 묻혀 보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제초제는 파종 5~7일 전 비선택성을 골라 논에 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잡초성벼를 90% 이상 방제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방제법과 효과에 대해 농민들은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경기 평택의 한 농가는 “농진청이 권하는 방법대로 해도 기계로 이앙했을 때보다 잡초성벼 발생이 많다”며 “특히 2년 연속 무논점파 재배를 하면 잡초성벼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밝혔다.
◆대책마련 절실=농민들과 학계 전문가들은 무논점파 재배확대를 위해서는 잡초성벼 방제를 위한 신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농진청은 잡초성벼 방제법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학계 역시 마이크로웨이브(극초단파)를 이용한 잡초성벼 방제장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제시된 연구 결과만으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무논점파 재배면적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정남진 전북대학교 작물생명과학과 교수는 “연구기관에서는 획기적인 방제법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정부 차원에서는 직파재배단지별로 잡초성벼 방제 전담팀을 운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