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은 15일 충북 음성에서 버섯산업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버섯 수확후배지의 사료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섯 수확 후 버리는 배지(이하 수확후배지)를 가축사료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국민소득 향상과 더불어 버섯 소비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고 이에 따라 버섯 수확후배지 발생량도 늘고 있다. 1~2회 사용 후 버리는 배지를 사료로 재활용하면 버섯농가는 물론 축산농가의 소득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농업인들과 관계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버섯 수확후배지 사료가치 ‘우수’=농촌진흥청은 15일 충북 음성에서 관련기관·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버섯배지 활용 극대화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버섯 수확후배지가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버섯배지의 주원료는 가축 사료 원료와 같은 콘코브·미강·밀기울·면실피·비트펄프 등”이라고 전제한 뒤 “버섯재배 과정에서 배지 영양분의 15~25% 정도만 소진되고 나머지는 수확후배지에 남게 되는 만큼 이를 사료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버섯 수확후배지는 다량의 단백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버섯균사체가 배지에 존재할 수 있는 유해물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
수확후배지를 활용하면 축산농가의 경영비 절감과 사료 자급률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기관 등의 실험결과 농가가 사용하는 가축사료의 30%가량을 큰느타리버섯 수확후배지 사료로 대체할 경우 비육우 한마리당 100만원 정도의 사료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버섯 배지성분 균일화 선행돼야=그렇지만 배지 사료화를 위한 개선점 또한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수확후배지의 사료 활용을 늘리려면 우선 품종별로 배지 성분 균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버섯 배지는 원료 가격과 수급상황에 따라 품종별·농가별로 배합비율에 큰 차이가 있다. 사료는 섬유소와 실제 동물에 소화 흡수되는 양분의 함량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데, 문제는 수확후배지의 경우 버섯 생산농가마다 성분함량이 달라 사료 가치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품질이 균일하지 않아 정확한 가치를 알기가 어렵고, 이는 보급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조수정 경남과학기술대 교수는 “최소한 버섯 품종별로라도 배지 품질이 균일해야 최적화된 수확후배지 사료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지 성분 균일화를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사료업계에서는 버섯배지 사료화 확대를 위해 오염된 배지와 오염되지 않은 배지를 구분해서 탈병할 수 있는 선별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버섯 생육 중 바이러스 등에 오염된 배지는 부패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대다수 농가가 오염배지와 비오염배지를 함께 탈병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료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수확후배지 탈병 과정에서 배양병이 파손될 경우 플라스틱 등의 파편이 가축의 식도나 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할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수확후배지 재활용을 확대하려면 규제완화도 필요하다. 버섯 생산자단체 관계자들은 “수확후배지를 사료로 만들어 유통시킬 경우 사료관리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며 “문제는 폐기물관리법까지 적용 받는 탓에 규제가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수확후배지를 사료로 만들어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폐기물 전용운반차량과 전용처리시설 등을 구비해야 한다. 결국 중소업자들이 관련법규에 따라 값비싼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수확후배지를 이용해 사료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버섯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버섯배지는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불필요한 일반적인 폐기물과는 다르다”며 “수확후배지를 일반 폐기물과 달리 취급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