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⒃쌀개방 고민 깊어지는 필리핀 글의 상세내용
제목 ⒃쌀개방 고민 깊어지는 필리핀
부서명 청양군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4-05-22 조회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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⒃쌀개방 고민 깊어지는 필리핀

현지에서 살펴본 쌀 관세화 어려운 이유

생산성 떨어지고 가격 비싸…경쟁력 없어


논 관개시설 충분하지 않아…3모작 ‘말뿐’

쌀 생산성, 인구·쌀 소비 증가세 못따라가

정권과 직결된 문제…관세상당치도 ‘한계


포토뉴스

마닐라에 위치한 한 창고에 수입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필리핀은 현재 쌀 자급률이 91.4%에 머무르고 있어 해마다 많은 양의 쌀을 수입한다. 이를 2015년까지 100%로 높여 완전자급을 이룬다는 것이 목표다.



 필리핀이 쌀 개방(관세화) 문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관세화 유예를 위한 웨이버(waiver·일시적 의무 면제) 협상이 계속 결렬되고 있고, 그렇다고 섣불리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개방을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쌀 시장을 개방하지 못하는 필리핀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필리핀 현지를 찾았다.







 ◆취약한 쌀 산업 경쟁력이 문제=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150㎞가량을 달리면 나오는 누에바에시하 주. 필리핀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우리의 농촌진흥청에 해당하는 필라이스(Philrice)도 이 지역에 있을 정도로 농업적인 측면에서 이곳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지역 논에서는 아직도 소가 쟁기질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필리핀 쌀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필리핀이 쌀 시장을 쉽사리 개방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쌀 산업 경쟁력이 인근 베트남이나 태국 등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국제미작연구소(IRRI)에 따르면 필리핀의 1㏊당 쌀 생산량은 3.8t으로 베트남(5.7t)보다 33.3%나 적고, 생산비는 1㎏당 11페소(약 264원)로 베트남의 2배, 태국의 1.3배에 달한다.



 생산성이 낮은데도 쌀 가격은 1㎏당 40~120페소(약 960~2880원)로 베트남·태국보다 30%가량 높다. 쌀 시장을 개방하면 값싼 베트남·태국산 쌀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국내 생산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프레스코 J. 알카라 필리핀 농업부 장관은 “값싼 외국산 쌀이 국내로 밀려오는 것을 막고 국내 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쌀 관세화 유예의 재연장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다음 쌀 농가들이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며, 2015년 말까지 쌀의 완전 자급을 이룰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쟁력 갉아먹는 요인 도처에 산재=하지만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관개시설의 부족이 문제다. 필리핀의 논 면적은 470만㏊(2~3모작 논 중복 계산)이다. 이 중 관개시설이 갖춰진 논은 150만㏊에 불과하다. 흔히 필리핀은 3모작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지만 이도 건기에 물 공급이 원활해야 가능한 얘기다.



 에우페미오 T. 라스코 필라이스 소장은 “관개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으면 쌀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문제”라고 밝혔다.



 필리핀 쌀 농가는 농업용수도 돈 내고 쓴다. 1㏊에 2500페소(6만원)가량이다. 이런 비용들이 생산비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수확 후 관리 기술도 부족해 도정수율(벼를 찧어 쌀이 되는 무게 비율)이 62%(우리나라 72%)에 그칠 정도로 쌀의 손실이 심하다.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라는 점도 필리핀 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쌀이 수많은 섬에서 생산되다 보니 생산된 쌀을 운송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 섬 국가이다보니 베트남·태국 농업의 젖줄 역할을 하는 메콩강과 같은 거대한 수원이 없다는 점도 필리핀 쌀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다.



 ◆쌀 자급률 달성 여부 불투명=이런 이유로 2012년 91.4%(쌀 생산량 1179만3000t)인 쌀 자급률을 2015년까지 100%로 높이겠다는 필리핀 당국의 목표도 달성을 확신할 수 없다. 더구나 필리핀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저소득층의 주식이 옥수수에서 쌀로 옮겨가는 등 쌀 소비는 갈수록 늘고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1인당 연간 115㎏(2012년 기준)의 쌀을 먹는다. 세계 평균 65㎏의 두배쯤 된다. 인구 증가율도 상당히 높다. 브루스 J. 톨렌티노 IRRI 부소장은 “최근 몇 년간 필리핀의 쌀 생산성은 해마다 평균 약 3%씩 높아지고 있지만 인구 증가나 쌀 소비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내 비정부 기구인 라이스 와치(Rice watch)의 오로라 A. 리가라도 의장은 “현미 먹기, 음식 안 남기기 운동 등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각종 운동까지 벌이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필리핀의 쌀 자급률 향상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처럼 매년 70만~240만t의 쌀을 수입하는 상황에서는 2008년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한 국내 쌀값 폭등 사태’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국민들의 식품 지출비 가운데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소득 하위 20%는 33.5%, 하위 40%는 28.6%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쌀값 폭등은 곧 정권의 운명과도 연결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관세상당치도 낮을 듯=쌀 산업의 경쟁력이 낮다는 것과 함께 관세상당치(TE)가 높게 계산되기 어렵다는 점도 필리핀이 쌀 시장을 섣불리 열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쌀 시장을 개방하려면 UR 농업협정문에 따라 1986~1988년 당시 수입 가격과 국내산 도매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TE를 설정하게 된다. 이는 필리핀이나 우리나라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이미 관세화로 전환한 일본·대만도 마찬가지였다.



 필리핀은 1999년 관세화 당시 1244%(종가세)의 TE를 설정했던 일본과 달리 TE가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쌀을 수출했던 나라다. 이는 1986~1998년 당시 필리핀 국내산 쌀 가격이 외국산과 비슷했거나 오히려 더 쌌다는 얘기로, TE를 설정해 봐야 그 수준이 높지 않아 쌀 수입을 막을 장벽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필리핀이 설정할 수 있는 TE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도 필리핀의 협상 카드 중 하나로 기밀 사항에 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세니오 M. 바리스칸 필리핀 경제개발청(NEDA) 청장은 한 언론에서 TE를 ‘40%’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제개발청은 필리핀 내에서 쌀의 관세화에 찬성하는 기관으로 TE를 상당히 높게 잡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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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