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성주의 수박농가 유건열씨가 한국기네스북 인증을 받은 고당도 씨 없는 수박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최고의 당도를 자랑하는 ‘씨 없는 수박’이 한국기네스북 인증을 받았다.
주인공은 경북 성주에서 50년째 수박농사를 짓고 있는 유건열씨(68·선남면 선원리). 유씨는 9일 오회열 (사)한국기록원장과 채장희 경북도농업기술원장, 농촌진흥청 연구진 등 30여명의 조사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 당도 수박 대한민국 최고기록’에 도전장을 냈다.
조사는 유씨가 재배한 수박 10개의 당도와 크기·색깔·무게 등을 현장에서 측정해 일반 수박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수박 10개 가운데 9개의 당도가 16브릭스(Brix)에 이르렀으며, 큰 것은 무게가 8~9㎏에 달했다. 일반 수박의 당도는 12~13브릭스이다. 게다가 과육의 색깔도 여느 수박보다 짙고 치밀도가 높아 합격점을 받았다.
유씨는 “일반 수박 모종을 심어 수정 및 착과 과정에서 착과증진제를 사용해 씨앗을 퇴화시키는 방법으로 씨 없는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앗을 없앰으로써 씨앗으로 갈 영양분이 과육에 축적되도록 해 당도를 높인다는 것.
이렇게 재배한 수박은 맛이 뛰어나고, 특히 유효성분인 리코펜(lycopene) 함량이 일반 수박보다 20% 높다고 한다. 리코펜은 잘 익은 토마토 등에 존재하는 일종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로, 미국 암연구소와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암 예방과 노화방지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1990년부터 씨 없는 수박 재배를 시도해 1994년 처음 이를 상품화했다. 재배과정에서 열과(수박이 갈라지는 것)가 많이 생겨 어려움도 많았지만 스스로 이를 극복했다. 2000~2004년에는 수출단지 조성에도 참여해 씨 없는 수박의 일본 수출길을 열기도 했다. 이로써 그는 1997년 새농민상을 받은 데 이어 2004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지금은 7300여㎡(2200여평)의 수박농사를 지으며 1300여㎡(390여평) 시설하우스에서 800~900개의 씨 없는 수박을 생산, 일반 수박의 2배 가격으로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유씨는 “씨 없는 수박은 껍질이 단단하고 과육이 쉽게 무르지 않아 수출에도 유리하다”며 “주산지 농가들이 원할 경우 우리 농업 발전을 위해 재배기술을 전수해주겠다”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