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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으로 여는 새로운 삶]원주서 찻집 운영 김명진·곽은숙씨 부부 글의 상세내용
제목 [農으로 여는 새로운 삶]원주서 찻집 운영 김명진·곽은숙씨 부부
부서명 청양군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4-06-17 조회 1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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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으로 여는 새로운 삶]원주서 찻집 운영 김명진·곽은숙씨 부부

“시골 어르신들과 오손도손 얘기나누며


귀촌의 참맛 깨달아요”


16년전 서울서 내려와

들꽃 정원이 있는 찻집 열고…산골음악회 등 문화행사 가져

작지만 마을 사랑방 역할 톡톡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하고 살거나 은퇴 후에도 농사지어 꾸준히 소득을 올리고 싶은 사람들이다. 16년 전 서울을 떠나 강원 원주 신림면 성남리 성황림마을에 자리 잡은 김명진(51)·곽은숙씨(44) 부부. 이들은 이곳에서 ‘들꽃 이야기’란 찻집을 열었다. 그리고 이 찻집을 통해 마을 사람과 함께 어우러지며 귀촌의 참맛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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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이장, 시원한 냉수 좀 주오.”



 마을 어르신으로 보이는 몇 사람이 찻집 정원에 놓인 평상에 걸터앉더니 주인을 부른다. 이들은 오미자차 등을 시켜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인적 드문 마을이지만 이곳 ‘들꽃 이야기’에는 사람들이 붐벼 말소리가 두런두런 끊이질 않는다.



 이곳의 주인은 김명진·곽은숙씨 부부. 바깥주인의 성은 김씨지만 이전에 이장을 맡았기에 구 이장, 부인 곽씨는 자연히 이장댁으로 통한다. 이들이 운영하는 찻집은 마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김씨는 아는 선배 집을 다녀오다 이 마을을 눈여겨보고 귀촌을 결심했다. 어릴 적 고향 마을(충남 당진) 같은 푸근한 모습에 이끌린 것이다. 도시 출신의 부인 곽씨에게 연애하던 시절부터 시골에 가 살겠다고 노래를 부른 터라 귀촌에 별다른 반대는 없었다. 1998년, 김씨는 35세, 곽씨는 28세 되던 해였다.



 “만화영화를 그리며 돈을 벌었지만 대학에선 생물학을 전공했고 평소 자연에 관심이 많았어요. 졸업 후에도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들꽃 공부도 틈틈이 했고요. 귀촌은 필연이었죠.”



 김씨는 쓰러져가는 흙집을 구입해 손수 고쳐 살림집 겸 찻집으로 꾸몄다. 어릴 적부터 친척들이 집짓는 것을 보며 자라 어렵지는 않았다.



 “찻집 앞 정원엔 제가 좋아하는 기린초·술패랭이·쑥부쟁이 등 600여 종의 들꽃을 심었어요. 그래서 간판은 ‘들꽃 이야기’로 달았죠. ”



 부인 곽씨도 그 시절 이야기를 거든다.



 “지금이야 웃으며 말하지만 처음엔 고생이었죠. 남편은 집 고치고 동네 어르신들과 안면을 트느라 정신없어 저 홀로 찻집 메뉴를 준비했어요.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다가 갑자기 찻집을 하자니 쉬운 일이겠어요?”



 명색이 찻집인데 커피만 내놓을 수 없기에 시내 농업기술센터와 평생교육원을 다니며 진달래·오디·구절초 등으로 발효차 담그는 법을 배웠다. 멀리서 오는 손님이 식사를 찾자 만들기 간단한 비빔밥과 수제비를 내기로 했다. 필요한 음식재료는 집 옆 3300㎡(약 1000평)의 땅에 텃밭을 일궈 무농약으로 키운 것을 썼다.



 경제적 문제보다 귀촌인들이 어려워하는 건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이 부분은 들꽃으로 가득 채운 찻집 정원을 활용하니 쉽게 풀렸다.



 “틈만 나면 어르신들을 정원에 모시고 집에서 담근 동동주 한사발이라도 권했어요. 김장하는 날이면 정원이 잔치 마당이 됐고요. 이웃들이 우리 찻집 정원을 자신의 집 마당처럼 쉴 수 있는 곳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귀촌 7년차가 되자 김씨는 이장을 맡게 된다.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라는 생각에 기뻤다. ‘도시에서 온 이장’이란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시골에 특히 부족한 문화행사를 기획했다. 그의 찻집 정원에서 마을 사람들과 조그만 음악회를 열기로 한 것.



 “어르신들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연습 때문에 차로 모시러 가면 처음엔 미적대던 분도 둘째날부터는 함께 노래 부르는 재미에 일찌감치 도로에 나와 기다리시더라고요. 어르신들이 무대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하고 노래 부를 때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죠.”



 2005년 ‘들꽃 이야기’ 정원에서 처음 연 ‘치악산 산골음악회’는 이후 규모가 커져 인근 폐교 운동장에서 열릴 정도로 유명 행사가 됐다. 재정문제로 2008년 4회로 끝을 맺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물론 도시 사람들까지 화합하는 장이 됐다.



 “귀촌하고 10년쯤 지나니 ‘이 맛에 시골에 사는구나’ 하고 느끼겠더라고요. 이제 마을 사람들과 저희는 가족과 다름없어요. 얼마 전엔 고추 심을 때를 놓치니 어르신들이 말도 없이 심고 가시더라고요. 저는 답례로 동동주를 대접하고 시내로 모시고 나가 영화를 보여 드렸죠.”



 귀촌 후 살아가는 감동을 매일 느끼고 있다는 김명진·곽은숙씨 부부. 이들은 “이제까지 한 일은 마을의 진정한 일원이 되려고 욕심을 채우는 면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가족인 마을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찾아 조금씩 함께 이뤄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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