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은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을 즐겨 먹는 등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다. 패스트푸드나 육류를 즐기는 미국인도 마찬가지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혈관 벽에 혈전(피떡)이 엉겨 붙어 심혈관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그런데 중국인은 미국인에 견줘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10% 수준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가리켜 ‘중국인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이는 중국인이 평소 식사에 빠뜨리지 않고 먹는 양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양파를 많이 먹으면 양파의 주요 성분인 케르세틴이 혈전을 분해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양파의 페쿠친이라는 성분도 이러한 효과가 있다.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혈액에 과도한 영양분이 돌면 스펀지처럼 흡수해 혈관을 깨끗이 한다.
양파의 톡 쏘는 맛을 유발하는 황 화합물의 일종인 유화아릴 성분도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좁은 혈관을 확장해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 밖에 양파에 풍부한 다른 황 화합물은 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내리고 혈액을 맑게 한다. 그래서 한국인의 대표적 성인병인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효험이 있다.
양파는 원기회복 및 자양강장에도 최고의 식품이다. <동의보감>에는 양파가 오장의 기에 모두 이롭다고 했다. 모든 내장에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믿음은 서양에서도 통용됐다. 알렉산더대왕은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대제국을 건설했는데 군사들에게 양파를 먹여 체력을 보강시켰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감기에 걸리면 구운 양파를 먹어 원기를 보충했다.
이러한 효험은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덕이다.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해소에 좋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는다.
양파는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해 피부노화를 막고 주름을 예방한다. 다이어트에도 효험이 있다. 케르세틴은 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섬유소는 장운동을 활발히 해 변비를 없앤다.
이 밖에 글루타티온 성분은 간 기능을 개선해 눈을 맑게 하고, 아릴시스테인 성분은 발암물질의 생성을 막는다.
◇참고자료=<둥근 불로초, 양파>(농촌진흥청 인테러뱅), <한국인 무병장수 밥상의 비밀>(비타북스)
강건우 기자 gun@nongmin.com
#양파 고르는 법과 보관법
단단하고 껍질 잘 마른것 선택…망에 담아 통풍 잘되는 곳에 둬
양파는 단단하고 껍질이 잘 마른 것이 좋다. 가운데 부분을 손으로 눌러 물렁하면 썩었을 확률이 높다.
양파를 보관할 때는 망이나 스타킹 등에 담아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둬야 한다. 이때 망에 너무 많은 양파를 넣으면 습기가 차 좋지 않다. 껍질을 벗겨 보관할 때는 벗겨내는 껍질의 양을 최소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양파의 대표 성분인 케르세틴은 겉껍질에 가장 많고 내부로 갈수록 적어서다. 껍질을 벗긴 양파는 비닐 랩으로 싸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