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중 FTA 양념채소류 협상 제외 및 우리 농산물 지키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업인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희철 기자 photolee@nongmin.com
마늘·양파·고추 등 양념채소류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의 성난 목소리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울려 퍼졌다.
(사)한국마늘산업연합회·(사)한국양파산업연합회·(사)한국고추산업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우리농산물지키기운동본부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한·중 FTA 양념채소류 협상제외 및 우리 농산물 지키기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서 마늘·양파·고추 재배농업인 6600여명(운동본부 측 추산)은 농산물 가격 하락에 대한 정부의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대상에서 마늘·고추 등 기초농산물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
농업인들에 따르면 마늘은 지난해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재고마늘 1만8000t이 현재까지 처리되지 않아 올해산 햇마늘 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양파는 올해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호조로 지난해보다 10만t이 과잉공급돼 가격이 50% 이상 폭락했고, 고추도 지난해산 재고누적으로 폭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업인들은 ▲올해산 양파 공급과잉물량 10만t에 대해 정부수매 등 가격 안정 대책을 즉각 시행할 것 ▲냉동고추·냉동마늘·혼합양념 등 수입채소류의 불법·편법 유통 방지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 ▲채소류에 대한 품목별 주산지를 지정하고 자급률을 설정해 소득이 생산비 이상 보장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주장했다.
아울러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 정부를 대신해 시행한 농산물 수급안정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 손실을 보전할 것 ▲고추·마늘·양파·생강 등 양념채소류를 한·중 FTA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것 등을 요구했다.
농업인들은 이 같은 요구사항을 담은 대정부·대국회 건의문을 강정준 한국마늘산업연합회장과 김문호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 등 대표단을 통해 이날 국회의장실에 전달했고, 농림축산식품부 등에도 조만간 제출키로 했다.
농업인들은 “고추·마늘·양파 재배농가들은 현재 벼랑 끝에 내몰린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시장출하 중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정치권에서 새누리당 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유성엽(전북 정읍)·이윤석(전남 무안·신안)·김재윤(제주 서귀포) 의원 등이 나와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