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이천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조해석씨가 자신이 개발한 병재배용 용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표고버섯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병재배에 도전하는 농업인이 있다. 주인공은 경기 이천에서 11년째 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조해석씨(38). 그는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에 대비, 버섯 생산비가 낮은 병재배 방식을 개발해 시험재배 중이다.
현재 표고버섯 생산농가의 상당수는 봉지재배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 방식은 원목재배에 비해 기후 등의 영향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좁은 공간에 봉지를 층층이 쌓아 버섯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장당 100원이나 하는 봉지를 한번만 사용한 뒤 버리고 봉지에 배지원료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일손이 필요한 것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씨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느타리ㆍ새송이버섯 등을 재배할 때 이용하는 플라스틱 병을 표고버섯 재배에 맞게 개발했다. 플라스틱으로 된 원통형 용기에 배지원료를 넣고 일정기간 배양한 뒤 배지를 통째로 꺼내 윗면과 옆면에서 버섯이 자라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봉지재배를 할 때는 사람이 일일이 배지원료를 투입해야 하지만, 병재배는 자동화된 기계로 배지원료를 넣을 수 있어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더구나 용기를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재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표고버섯은 배지 배양기간이 4개월 가까이 되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배지가 원료 투입 때보다 수축되기 때문에 용기를 훼손하지 않고 손쉽게 빼낼 수 있단다. 이 같은 인건비ㆍ자재비 절감효과를 고려하면 병재배의 생산성이 봉지재배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편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렇다면 표고버섯의 품질은 어떨까. 조씨는 얼마 되지는 않지만 시험재배한 버섯의 품질이 봉지재배품보다 더 우수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품질 표고버섯 생산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 상단에 돌출된 테두리를 달아 배지를 배양할 때 병이 서로 밀착되지 않게 만들었다. 병과 병 사이에 틈새가 있으면 공기나 빛이 더 많이 들어가 플라스틱 병이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씨는 표고버섯 병재배에 쓰이는 용기와 자동화시설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2300㎡(약 700평)의 부지에 자동화시설을 설치한 그는 빠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버섯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병재배 방식이 가진 생산성 증대 효과로 볼 때 재배를 거듭하면 경제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한 조씨는 “연중 대량생산이 가능한 병재배 방식을 통해 버섯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10-4745-3427.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