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경기 양평의 송아지 경매장. 송아지를 입식하려는 농가가 현황판에 적힌 각종 정보와 송아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8일 오전 9시 30분 경기 양평군 옥천면 소재 양평 가축시장. 시장을 운영하는 양평축협(조합장 윤철수)은 매월 8일과 23일에 송아지 경매를 실시한다. 송아지 291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계류대엔 빈자리가 많았지만 송아지를 구입하려는 농가들은 넘쳐났다.
중개사와 축협 직원이 출하된 송아지를 꼼꼼하게 살핀 후 내정가격을 현황판에 기록하자 이내 송아지를 구입하려는 농가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현황판에 기록된 생체중·생산지·어미소의 산차 등 각종 정보와 내정가격을 확인하며 전자입찰기로 응찰에 나섰다. 30여분 후, 축협 직원이 내정가격보다 10만~100만원 이상 높게 나온 낙찰가격을 현황판에 직접 기록하는 것으로 이날 경매는 마무리됐다.
이날 경매장엔 올 1월에 태어난 수송아지 54마리, 지난해 10~12월 태어난 암송아지 35마리 등 모두 89마리가 나왔으며, 1차 경매에서 한마리도 유찰되지 않고 모두 낙찰됐다. 한마리당 평균 가격은 수송아지 303만8000원, 암송아지 188만원. 최고 낙찰가격은 수송아지가 354만2000원, 암송아지가 252만3000원이었다.
이날 거래된 송아지 가격이 이례적이라 할 만큼 높았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실제로 수송아지의 경우 평균 낙찰가격이 일년 전에 비해 121만원이나 높았고, 출하된 수송아지 54마리 중 26마리가 300만원 이상에 거래됐다.
경매에 참가한 한 농업인은 “수송아지 6마리를 입식하려고 나왔는데 2마리밖에 구입하지 못했다”며 “미리 점찍어둔 수송아지가 예상했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다른 농업인에게 낙찰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처럼 송아지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해 경매 관계자들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2012년 실시한 정부의 암소 도태사업과 소규모 농가의 폐업 신청 등으로 전체적인 송아지 마릿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희승 양평축협 과장대리는 “지난 4일 강원의 한 가축시장에선 출하된 송아지가 10마리도 채 되지 않아 그날 경매를 휴장했을 정도”라며 “전국적으로 송아지 마릿수가 부족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매에선 암송아지 12마리도 평균을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됐다. 개월수가 초과돼 장외시장에 나온 암송아지 역시 170만~240만원에 낙찰돼 평균보다 약간 낮거나 훨씬 높은 널뛰기 시세를 보였다.
윤철수 양평축협 조합장은 “농가들에게 송아지 입식에 신중하도록 당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농가들이 생산비와 출하할 때의 가격 등을 고려해 송아지를 계획적으로 입식하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