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축산물 소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센터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은 7월9일 1㎏에 5883원을 기록한 이후 11일 연속 하락하다 구제역 발생 이후인 25일 4721원으로 9원 올랐다. 그러다 28일 4659원으로 62원 내린 뒤 30일 4640원을 기록했다.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당초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향후 소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건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 대상이 많지 않아 공급물량 변화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크게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선우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부장은 “과거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살처분되는 돼지가 많은 상태에서 언론이 혐오스러운 장면 등을 여과없이 보도해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 상황에서 구제역이 소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겠지만 이는 구제역 때문이라기보다는 계절적 수요와 공급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돈업계에서는 당초 7월에 들어서면 휴가철 특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비교적 가격이 높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다른 육류 구매쪽으로 돌아서 오히려 소비가 부진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휴가철도 본격화돼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AI 역시 올해 처음 여름철인 7월에 발생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돼 오리·닭 소비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AI가 발생했다고 해서 치킨이나 삼계탕 등 육계 소비를 꺼리는 경우가 예전에 비해 확실히 줄었다”며 “AI 발생시 소비위축을 우려해 그동안 꾸준히 전개했던 소비캠페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오리(3㎏)와 육계(1.5㎏) 가격은 7월26일 각각 8300원과 1800원을 기록한 이후 큰 시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