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수 포천농협 조합장(맨 오른쪽)과 이철의 상임이사(왼쪽 두번째), 김광열 경제상무(맨 왼쪽)가 고추 출하를 위해 공판장에 온 농업인 정찬휘씨와 고추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농산물공판장이 없으면 소규모 생산 농가는 판매에 어려움이 많을 거예요. 적은 분량은 팔 곳이 마땅치 않고 멀리까지 간다 하면 교통비도 나오지 않을 겁니다.”
7월30일 경기 포천농협(조합장 박창수) 농산물공판장. 승용차 짐칸에 10㎏ 기준 3상자 분량의 고추를 싣고 온 정찬휘씨(70·포천시 신북면)는 “집에서 먹으려고 재배한 고추가 양이 남아 공판장에 출하하러 왔다”며 “아무리 적은 양도 공판장에 가져오면 팔아주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농산물 판매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이 포천농협 농산물공판장이 조합원은 물론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 판매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천농협 농산물공판장은 1985년 개장한 후 4월부터 12월 초까지 토요일과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열고 있다. 농산물의 품질을 따지지 않고 아주 소량의 농산물도 출하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포천은 물론 연천·가평·양주와 강원 철원·화천 등지 농업인들의 참여도 점점 늘고 있다. 현재 출하 농산물은 125품목. 출하 농업인도 한해 평균 1500여명 가까이 된다. 공판장을 통한 판매액도 해마다 늘어 2009년 33억46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40억6700만원에 달했다.
최경락 경매사는 “지역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 텃밭에서 지은 농산물을 갖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시금치 한단, 배추 한포기를 가져오기도 한다”며 “경매식 집하장은 다른 곳에도 있지만 포천농협 처럼 다품목에 소량까지 취급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전거나 유모차에 농산물을 싣고 오는 모습도 이곳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농가가 편리한 시간에 어느 때고 농산물을 가져다 놓으면 오후 9시에 경매를 시작한다. 낙찰받은 대금은 다음날 오전 10시경이면 출하 농가 통장으로 입금해준다. 포천농협은 품질이 떨어져 경매되지 않은 농산물도 인건비 수준의 금액은 보전해주고 있다.
추석 전과 폐장 때는 평가회를 열어 공판장에 많은 양을 출하한 사람과 물량은 적지만 자주 이용한 사람에게는 시상을 통해 영농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또 농산물공판장을 이용하는 조합원에게는 연간 판매실적에 따라 이용배당금을 지급하고 판매금 입출금통장 입금거래 시 평잔액에 대한 이용배당금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영농비 절감을 돕기 위해 비료 구입 시 1인당 50포대 내에서 포대당 3500원을 지원하고 농협에서 구입하는 농약은 판매금액의 20%를 차감해주고 있다.
박창수 조합장은 “공판장을 활성화하고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배추 한 포기라도 가져오는 농업인이 있는 한 공판장 운영은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