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산 돼지고기 공습이 본격화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2·4분기(4~6월) EU에서 수입된 돼지고기는 3만9084t으로 1년 전의 2만7920t에 견줘 40%나 늘었다. 2011년 7월 발효된 한·EU FTA로 EU산 돼지고기 관세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FTA 발효 전 25%였던 냉동돼지고기 관세는 발효 3년차(2013년 7월~2014년 6월)에 12.5%, 냉동삼겹살은 25%에서 18.1%로 내렸다. 농경연 관계자는 “EU산 냉동돼지고기 수입량은 1년 전보다 68.5%나 늘어 냉동삼겹살 증가율 29%를 앞질렀다”며 “이는 냉동돼지고기 관세 인하 속도가 냉동삼겹살보다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TA가 수입돼지고기 판세를 흔들고 있다. 2·4분기 전체 돼지고기 수입량은 9만650t으로 1년 전의 8만157t보다 13.1% 늘었다. 우리나라의 4대 돼지고기 수입국 중 FTA가 발효된 EU와 미국에서의 수입량이 늘어난 반면 아직 FTA를 맺지 않은 캐나다산은 16% 줄었다. 우리나라의 첫번째 FTA 체결국인 칠레산은 FTA 특혜관세가 미국·EU로 확대되면서 한때 20%에 이르던 수입시장 점유율이 10% 아래로 떨어졌다.
FTA에 따른 돼지고기 관세가 계속해서 내려가면서 국내 양돈산업도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농경연은 어미돼지 감축과 돼지유행성설사병(PED)으로 향후 6개월간 국내 비육돼지 출하마릿수가 1년 전보다 6.2%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전체 공급량은 수입돼지고기 방출로 0.6%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1㎏ 도매가격은 탕박 기준 올 6월 5771원에서 10월에는 3800~4000원까지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