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들이 상자에 포장된‘특(무게250g 이상)’ 크기 고구마(위)와 ‘상(120~200g)’크기 고구마.
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만난 이용호 한국청과㈜ 경매사는 중도매인들이 선호하는 고구마 크기(중량)가 특에서 상·중으로, 모양이 둥근형에서 긴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매사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동글동글하고 크기가 ‘특(한개당 무게 250g 이상)’인 고구마를 많이 찾았는데, 최근엔 크기가 ‘상(〃 무게 120~200g)’이거나 모양이 다소 긴‘긴상’을 많이 선호한다”며 “과거에 거들떠보지 않던 중(〃 60~120g)·긴중 크기를 모아 700g 정도로 소포장해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중도매인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먹기 편한 작은 크기로 선호도가 이동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소비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식사 대용으로 고구마를 먹었던 것과 달리, 요즘엔 건강 간식이나 다이어트 식품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고구마를 ‘간편식’으로 찾는 이들이 전자레인지로도 쉽게 익힐 수 있는 크기와 모양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이나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한입 고구마’ 등의 이름으로 판매하는 상품이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크기·모양별 시세 또한 달라졌다. 김종철 동부팜청과㈜ 이사는 “예전엔 특 크기가 최고시세를 기록했는데, 최근엔 상 크기로 바뀌었다”며 “10㎏들이 한상자당 상품이 3만5000원선에 거래되면 특품은 2만3000~2만4000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중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긴상·긴중 시세도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가 농가에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롤러질(땅을 단단하게 다지는)을 하면 고구마가 생육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많이 달리지 않고, 이 때문에 결국엔 크기가 커지고 모양도 둥글어진다”며 “요즘엔 롤러질을 하는 농가가 줄어들고 있는데, 대개 출하량도 늘고 시장에서 선호하는 크기·모양으로 많이 생산돼 수취가격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