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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가을 글의 상세내용
제목 질문 청양의 가을
작성자 최단비 등록일 2025-10-31 조회 54
첨부  

 

가을빛이 진하게 스며든 청양의 들녘풍경을 찍어보았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벼 사이사이로 쓰러진 자리가 눈에 띄었어요. 바람과 비를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기울인 벼들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여전히 황금빛은 살아 있어 햇살을 받으면 반짝였습니다. 벼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농부들의 손길과 계절의 시간이 함께 겹쳐 보이는 것 같아요. 올가을은 어르신들의 한숨이 깊게 느껴졌어요.여름 내내 뜨거운 볕과 무거운 장마를 견뎌낸 흔적은, 마치 고단한 삶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의 어깨와도 닮아 있습니다.

 

 

 

 

들판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옆 밭에서는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들이 가지마다 탐스럽게 달려 있고, 초록빛을 단단히 간직한 배추들이 줄맞춰 서 있습니다. 이 계절의 색은 참 풍성합니다. 붉고, 노랗고, 초록이 어우러져 단정한 풍경을 만들어 내죠. 한 해 내내 정성 들여 키운 농작물이 이렇게 가을이 되면 하나둘 결실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자연이 주는 은혜가 참 크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저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노인일자리로 섬겨주시는 동네 어르신께서 맛있는 밤을 한보따리나 나누어주셨어요. 얼마나 맛있어보이는지  매끄럽고 단단한 감촉이 전해지는데, 그 속엔 가을의 향이 꽉 차 있었어요. 집앞 감나무에서 딴 감도한박스 가득 주셨는데, 아직 약간의 떫은 맛이 도는 그 감을 물에 우려내 먹는 걸 우리는 ‘우린감’이라고 부릅니다. 충청도에서는 오래전부터 그렇게 먹어왔다고해요.그냥 단감보다 당도가 훨씬높고 얼마나 맛이있던지 꿀맛이었어요. 물에우린 감 ,즉 기다림이 만들어 내는 맛입니다. 어르신들은 늘 말합니다. “감은 그냥 단 게 젤이 아니여. 속이 익어야 혀.” 그 말의 뜻을 이제는 천천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을은 자연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는 계절입니다. 들에서, 밭에서, 또 서로의 마음에서. 바쁜 계절을 지나온 우리는 이 시기에 걸음을 조금 늦추고, 나누고, 바라보는 법을 다시 배웁니다. 오늘도 청양의 가을은 그렇게 조용하지만 풍성하게, 우리의 삶 한가운데에 머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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