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전에 내린 비로 밭은 곳곳이 물웅덩이가 됐다.
밭 가장자리로 도랑을 크게 팠지만, 소용없었다.
물이 빠지지 않자, 웅덩이 주변으로 녹조 비슷하게 물색이 변하고, 하루살이들이 창궐했다.
안 되겠다.

22개 이랑마다 일륜 구굴기로 작은 도랑을 팠다.
이 작고 별 볼 일 없는 구굴기가 좌우로 기우뚱하는 것은 다반사고, 도랑이 잘 파지지도 않았다.
덕분에 팔뚝만 두꺼워졌다.

이래저래 도랑을 파고 괭이로 도랑의 흙을 퍼 올리고 움푹 팬 물구덩이를 흙으로 매꾸었다.
이런 우여곡절에도 구기자 삽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멀칭비닐을 뚫지 못하는 구기자순을 구출하고, 약간의 가스 피해로 성장이 더딘 것은 비닐을 쭉쭉 찢어 주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10여 개의 삽수를 보식한 것을 제외하고는 순풍이다.
봄철 혹응애나, 열점박이잎벌레, 복숭아혹진딧물 등 병해충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잎을 조금 갉아 먹은 흔적이 단 하나 보였는데, 약제를 살포한 후라 다 적멸하지 않았을까.
이웃분의 도움으로 적용약제를 살포하고 이번 주에 작용기제가 다른 약제를 살포할 예정이다.
요즘은 지주대를 세우고 유인줄 작업이 한창이다.

여리디 여린 구기자 새순이 바람이 흔들리는 애처로움을 다부지게 잡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