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양에 내려와 생활한 지도 어느덧 10여 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농촌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 작은 일 하나도 쉽지 않았습니다. 도시에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농촌에서는 하루의 중요한 일이 되기도 했고, 생활 속 불편함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청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농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농촌에서는 물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밭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수로 배관 작업은 농사와 바로 연결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작은 배관 작업을 선뜻 맡아주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작업 환경이 쉽지 않고 산이나 밭으로 직접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필요한 작업이 있어도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청양에서 생활하며 가장 많이 보게 된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농촌에서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은 도움 하나가 꼭 필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직접 현장을 찾아 오래된 배관을 정리하고, 물이 새는 부분을 연결하며 밭으로 물이 잘 올라갈 수 있도록 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큰 공사는 아니지만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은 무거운 자재를 옮기거나 장비를 다루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움직이게 되었고, 작은 일이라도 직접 도와드리자는 마음으로 현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수로 배관 작업을 마치고 밭으로 물이 안정적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도 느끼게 됩니다. 농민들이 물 걱정을 덜고 편하게 농사를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마음이 놓입니다.

청양은 이제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농촌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곳이라는 생각도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며 농촌에서 실제로 필요한 부분들을 꾸준히 돕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