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맑고 인심 좋은 고장, 충남 청양. 그중에서도 정겨운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 있으니, 바로 정산장이다.

정산장은 청양군 정산면에서 5일마다 열리는 재래시장으로, 정산 상설시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장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상인들과 주민들로 북적인다.
오늘은 정산장에서 열리는 장날에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 생생한 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산상설시장’ 간판 아래 길게 이어진 상점들과 노점들이다.
특히 순대를 삶아 파는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갓 쪄낸 따끈한 순대 냄새가 시장 입구부터 퍼져 군침을 돌게 했다.

매콤한 양념장에 찍어 먹는 순대 한 점은 소박하지만 따뜻한 정산의 맛이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형형색색의 신발들이 바닥에 깔려 눈길을 끌었다. 운동화, 슬리퍼, 등산화까지 없는 것이 없었고, 가격표를 보니 일반 매장보다 훨씬 저렴했다.

가게 앞에서는 노부부가 함께 신발을 고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장날은 물건을 사고파는 날이기도 하지만, 이웃끼리 안부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는 날이기도 하다.
시장 한편에는 직접 농사를 지은 노인분들이 자신의 밭에서 수확한 콩, 가지, 고추, 당근 등을 펼쳐 놓고 팔고 계셨다.

탐스러운 채소들은 하나같이 정성스레 길러낸 듯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할머니 한 분은 “우리 밭에서 오늘 아침에 따온 거여~”라며 자랑스럽게 채소를 소개해 주셨다.

그 마음을 알고 나니 채소 하나하나가 더 귀하게 느껴졌다.

또 다른 구역에는 싱싱한 파와 배추, 상추 등 각종 야채들이 쌓여 있었고, 그 옆에서는 옷을 파는 상인들이 목청을 높이며 손님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남녀노소 입을 수 있는 옷가지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고, 고르기 쉽게 가격도 써붙여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산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삶의 온기와 만남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특히 요즘처럼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된 시대에 이런 전통시장은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와 공동체 정신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준다.
이곳에선 흥정의 재미, 사람 냄새, 이웃과의 정겨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장터 옆에는 하나로 마트도 있어서 장날 나와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그곳에 팔지 않는건 하나로 마트를 이용하면 된다.

청양에 온다면 정산장을 꼭 들러보길 권한다. 빠르고 편리한 것에 익숙해진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천천히 걷고, 이야기 나누고,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일상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장터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손때 묻은 물건들 속에서, 당신도 분명 청양의 진짜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장날 사람구경, 물건구경하고 목욕까지 하고 가는게 어르신들의 코스라고 하니 정말 사람사는 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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