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정산은 청양군에서도 매우 큰 면에 속한다.
별도의 장이 서고
농협지점이 있고, 병원도 있으며 버스 터미널도 있다.
청양 터미널에서 정산을 경유하여 천안으로, 서울로 향한다.
정산면 중심에 해당하는 높은 곳에 오랜 교회당 건물이 아직도 남아있다.
폐가의 모습인데.
왜 이런 모습으로 남아있는지 알 수 없다.
사용하지 않으며, 별다른 기능을 하지도 못한다.
시장을 지나 높은 곳으로 향하면 이곳에 이르는데.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교회당이라는 게 확실하다,

슬레이트 지붕이 보인다.
석면으로 만들어진 발암 물질이 다량 검출되는 지붕이다.
위험하다.
과거 새마을 운동 당시 이후 이런 지붕이 많았다. 볏집을 걷어내고 양철로 지붕을 씌우고 이루 이런 석면 슬레이트가 생겼다.
당시에는 몰랐다.

어느 마을에든 보이는 공덕비,
면장 박진포이라는 한자 글씨가 보인다.
사람들은 과거를 버리지 않는다. 삶은 유한하므로 불안하다.
과거를 현실로 끌어와 끈을 만든다.
제사가 그렇고 역사가 그러하다.
인간의 기억은 과거를 알고 지금을 안다. 미래를 상상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여 삶을 이어간다.



길이란 사람들이 오가는 선이다.
길이 만들어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쌓이는 것이기에 그렇다.
그 흔적이 사라지는 날, 길도 사라진다.
이 건물이 어느 때 쓸모없는 곳이 되면 사람은 없고, 시간도 공간도 없어진다.

나무 마루는 사람의 손에서 유지된다.
사람이 사라지면 마루는 윤기를 잃고 휘어지고 꺽여진다.

바닥이 있는 공간은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탁구를 치거나 고무줄 놀이를 했을 것이다.

계단은 형태를 잃어가고 돌은 깍이고 길의 흔적이 사라져간다.

얼핏보아도 교회의 모양이다.
마을의 높은 곳, 가장 잘 보이는 곳, 그런 곳에 교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 어울리고 이야기 하고 안부를 전하고 소식을 듣는 곳이었는데,
어디로 갔을까.

서정리를 기념하는 비문이 서 있다. 면장 박진포의 이야기도 기록되어 있다.


교회를 내려오면 번듯한 교회가 더 있다.
유치원도 함께 있는 교회이다.

양철 지붕의 키 작은 집,
지붕이 낮은 이유는 겨울철 난방비와 관계있다.
땔감이 부족했던 때, 공간의 크기는 땔감의 양과 같기 때문이었다.
가난한 시절을 증거하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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