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농촌에서 열리는
체육대회에 참여했다.
지난 2월부터 거주 중인 충남 청양군 비봉면.
청양에는 10개 읍면이 있다.
그중 하나인 비봉면.
올해 17회인 '비봉면 한마음 체육대회'
(2025.4.12)는
지난해 10월 준공한
119복합타운 운동장에서 개최했다.

비봉면체육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비봉면 최고 최대 행사다.
약 400여 명이 참여해 각종 체육대회와
노래자랑이 펼쳐졌다.

  
마을마다 준비한 음식을 나누고
정다운 이웃과 환담도 한다.
잘 몰랐던 이웃 마을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나름 품평회도 한다.

요즘 도시에서 운동회를 하는지 모르겠다.
나 어릴 적은 했는데...
모두들 흥겹고 즐겁다.
특히 마을(리 단위) 마다 자신의 마을을
홍보하는 문구도 다채롭다.
'강한 마을, 정이 넘치는 마을'
'신명나게 즐겨보세'
'마음 따뜻한 사람이 모여사는~'







화합과 단합. 농촌 일손을 나누던
품앗이의 연장일까.
모두가 하나된 체육대회는
잠시 일손을 멈추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총 3부로 진행한 체육대회.
1부 기념식
2부 체육대회
3부 노래자랑 및 추첨

1부 기념식에 앞서 풍물과
'라인댄스'가 분위기를 띄웠다.
풍물놀이는 많이 보았던 것이지만
라인댄스는 좀 생소했다.
큰 동작은 아니고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며
체력 소진을 적게 하는 율동 정도.
어른들의 춤사위가 깜찍하고 발랄했다.





기념식에는 여러 기관장의 인사말에 이어
유공자 시상을 진행했다.
상은 언제나 좋다.
이날 군수상과 면장상이 수여됐다.
나도 아주 오래전 시장상을 받았었는데...

본격적인 체육대회 주 종목은
승부차기, 공굴리기, 한궁,
신발던지기, 바구니 공넣기
이전에는 축구나 족구, 씨름,
줄다리기 등도 했는데,
지금은 안전문제로
간단한 경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날 경기는 우천 관계로 단 2경기.
승부차기와 바구니 공넣기...
아참 한궁이란 것이 있는데,
양궁 비슷한 것인 줄 알았다.
한궁은 맥주 전문점에서
쉽게 만나는 다트(darts)를 말하는 것.
그래도 승부는 승부다.




여성만 참여하는 승부차기는
박진감이 넘쳤다.
승부욕을 자극하는 선수들의 뜨거운 눈빛.
넘어지긴 했어도 부상자 없이 잘 치른 결과
우리 동네(신원1리)는 3등(10만원 상품권)을 차지했다.
(지난 대회에서는 1등)
 

이어진 경기는 바구니에 공넣기.
콩주머니를 기다란 막대 끝에
달리 바구니에 넣는 것.
주민 모두가 참여해서 인지
몹시 들뜬 가운데 경기 열기가 뜨거웠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신발도 던져보고,
공도 굴려보았을 것을...


3부 노래자랑은 각 마을의
명물을 만나는 시간.
14명이 참여해 열띤 경선을 펼쳤다.
화려한 의상의 주인공. 여든이 넘은 노신사.
연극 배우 출신의 중년. 수십 명의 응원부대와
무대를 점령한 참가자 등등

행사를 진행하면서 면사무소 소속 공무원이
스텝으로 참여해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각 마을 참가자가 등장할 때마다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응원상'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움. 
   





 
한편, 여러 단체와 개인이 풍성한 행사를 위해
기념품을 협찬하거나 돼지고기 수육을 찬조하는 등
함께 나누는 미덕도 엿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모두가 함께 마련하고 즐기며
농사의 고단함을 잠시 잊은 시간이었다.
"함께 나누며 행복한 비봉면민체육대회"
인터뷰 : 김관식 비봉면장

-면민 체육대회 의미는?
옛날에는 마을 간 경쟁이라면,
이제 면 전체의 화합을 도모하는 체육대회죠.
그래서, 노래자랑이 열리면 이 동네는 어떤 분이 나와서
노래 부르나 유심히 관람도 하고,
행운권 추첨도 하며 함께 즐기죠.
또, 주변에서 양돈하시는 분들이 그 동안
냄새로 인해서 불편함을 끼쳐서
죄송하다는 의미로
돼지도 한 마리씩 내 가지고 수육도 제공하죠.
-요즘 체육대회는?
우리 어렸을 때만 해도
면 체육대회가 엄청 큰 행사였어요.
면민 화합의 자리고
음식도 함께, 따뜻한 정(情) 함께 나누죠.
옛날에는 배구나 축구같이
격한 운동을 많이 했는데,
이제 인구가 소멸돼 가지고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60, 70대가 거의 주축이라
안전하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하죠.
-이번 체육대회의 주요 행사는 무엇인가요?
참가자분들이 다치지 않게 하느라고,
공 굴리기나 승부차기 등을 하고,
어릴 때 생각해서 바구니에
오재미 넣기 게임 등을 해요.
일단 최대로 안전에 유념해서
어른들이 웃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해요.
-면사무소의 역할은?
체육회 주최로 진행하고,
면에서는 행정적인 부분을 서포트하죠.
옛날에는 면에서 거의 주도해서
체육대회를 했었는데,
지금은 면체육회장님과
사무국장님 등이 진행하시고
현장에서 우리 공무원들이
스텝으로 참여하며 현장지원하고 있어요.
-비봉면의 자랑?
우리 지역 이장님들은 성품이 다 좋아요.
새마을이라든가 단체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적극적이라
어떻게 무엇을 하자고 하면
다 긍정적으로 참여해 주십니다.
-119복합단지와 협력 방안은?
119 복합 단지에는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지역에서 처음으로 소방직을 입문하는
공무원과 간부 교육도 진행하죠.
한 기수가 280명씩 들어와요.
이런저런 수요를 합하면
연간 2만 명 정도죠.
이분들을 위해 여가시간에 산책도 하고
경관 사진도 찍을 수 있게
새마을회와 유채꽃 단지를 만들고 있어요.
이번 체육대회를 계기로
119복합단지와 협력해 인공호흡 프로그램 등
농촌에서 비상시 할 수 있는 것도
만들면 어떨까 구상 중이에요.
향후 소방학교도 기관단체 회의에 참가한다면
더 다양한 협력방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비봉면에 관심 있는
예비 귀농귀촌인에게 한 말씀?
저는 권역별 특화를 좀 하려고 그래요.
일명 '식용 곤충 스마트팜'을 유치하고자 해요.
식용 곤충은 앞으로 제2의 먹거리죠.
초기 귀농귀촌인들이 정착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기반 마련인데,
식용곤충센터를 만들어
10여 개 농가에게 분양해서
사육기반을 만들어 준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비슷한 사례로 남양 지역에서 내수면 양식장
사업을 추진한 경험도 있어요.
-귀농귀촌인을 위한 당부?
어떤 사람한테 정보를 얻었냐에 따라
귀농귀촌인의 길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구기자가 났다고
어떤 사람은 사과, 배가 낫다고
어떤 사람은 축산이 낫다고 그러고.
이 선택의 폭을 결정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죠.
그리고 귀농귀촌 하면
300~350만원 수입은 얻어야
투자 대비 생계가 되는데 쉽지 않죠.
농업 외 수입으로 굴삭기나
지게차 면허를 취득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해요.
여러 귀농귀촌 전문기관이 있지만, 지역을 정하셨다면
해당 면사무소를 자주 방문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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