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신라고찰 장곡사 탐방
5월은 신록의 계절, 계절의 여왕.
꽃은 물론이고 어린 나뭇잎마저 아름다운 연두색으로 상큼한 계절이다.
며칠전 부처님 오신 날이었기에, 오늘은 청양 칠갑산 자락에 위치한
장곡사를 가보기로 했다.

집에서 나와 칠갑산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다 보니
“新羅고찰 長谷寺”라고 멋드러지게 쓰인 비석을 만난다.
그저 막연히 오래 된 절이라고만 짐작했는데
이 비석을 보고 신라때 지은 절이라고 추정할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장곡사 정보를 살피니 신라 후기 보조선사 체징이 짓고
여러 번의 중축을 통해 현재에 이른다고 한다.
가는 길에 보니 논에 모내기를 위하여
물을 채운 것이 눈에 띈다.
전에는 논에 물을 대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었는데
귀농을 결심하고 시골에 살다 보니 하나 하나 다 관심이 생긴다.
계곡이 시작되는 마을 입구에 잘생긴 느티나무가 보인다.

조금 더 가니 백제문화체험박물관과 어린이백제체험관이 있다.
가서 보니 월요일 휴관이다.
여긴 다음에 놀러 와야겠다.



오른쪽에 흐르는 계곡의 물이 유난히도 맑다.
데크가 설치되어있어 걷기가 좋은데다가 물도 맑고 수련도 떠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넓은 주차장이 전통찻집과 식당, 민박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인들과 식사를 하거나 가족과 놀러와서 며칠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더 가니까
잘 생긴 일주문이 서 있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 작은 언덕 뒤쪽으로
지붕선이 날렵한 범종루가 보인다.
범종루를 향해서 언덕 모퉁이를 도니까
넓은 주차장과 깨끗한 해우소가 있다.
나는 오늘 운동삼아 살살 걸었지만
차로 여기까지 올라오면 아주 쉽게 장곡사에 방문할 수 있겠다.

범종루를 끼고 대웅전 방향으로 오르는데
불성이 깊어보이는 견공이 점잖게 앉아 턱짓으로 대웅전이 저쪽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칠갑산 등산로를 안내하는 지도가 있길래 들여다보니
여기서부터 칠갑산 정상(높이 561 미터)까지 3 km만 더 가면 된다.
올라가 볼까 하고 잠시 고민 …
다음으로 남겨 두기로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걸어서 왔으니까 …
절집 안마당으로 들어서면 대웅전 이라 쓰여진 작은 건물이 보인다.
소박하지만 묘한 멋이 있어 보는 맛이 즐거운 목조건축물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왠 비석? 아하 어쩐지 …

下 大雄殿 보물 181호라고 비석에 씌어 있다.
그런데 下 대웅전? 그러면 上 대웅전이 있나?
고개를 빼고 둘레둘레 둘러보니 저 돌계단 끝에 건물이 보인다.
올라가보니 상 대웅전이다.
상 대웅전도 보물이다.

맞배지붕에 공간포가 어쩌구 주심포가 저쩌구 쇠서가 있네 없네 등
통 모를 말들이 적혀있다.
하나만 알기로 했다.
이렇게 지붕이 맞대어 있는 걸 맞배지붕 양식이라 부르는구나.

상대웅전 앞에서 아래 절 집들을 보니
하 대웅전의 맞배지붕 양식이 어떤건지 확실히 알겠다.
내부는 촬영금지라고 팻말이 붙어있어 사진을 찍지 않았다.
안에는 비로자나불과 약사여래불이 손에 약통을 들고 계시다.
약사여래불이 앉아계신 좌대가 멋지다.
부처님에게 인사드리고 개운한 마음으로 하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