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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산행이 주는 마음의 평화
평화롭고 여유로운 귀촌인의 삶을 동경해서 귀농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뭐가 그리 바쁜지 칠갑산을 늘 바라보기만 하다가
겨우 짬을 내어 드디어 오늘은 칠갑산에 오릅니다.
칠갑산의 등산로는 여러 개가 있으나 오늘은 도림계곡에서 출발하는 도림로를 밟기로 했습니다.

<도림로를 이용한 칠갑산 탐방로>
내비게이션에 도림계곡을 목적지로 하여 차를 출발합니다.
조금 더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이 넓어서 주차가 용이합니다.


<도림계곡, 용못골 – 넓은 주차장>
몇 걸음 옮기니 얼마 전에 폐점한 민박집이 나타납니다.
기와의 선이 아름답고 우측에 계곡이 좋습니다.


<폐점한 민박집>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도림계곡>
계곡이 출출출 물소리를 내며 흘러 심심치 않습니다.
계곡의 물소리를 즐기며 천천히 5분 정도 오르면 사방댐을 만납니다.
사방댐의 우측에 계단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본격 산행입니다.

<사방댐 우측 계단, 본격 산행 시작>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이 계단을 천천히 오릅니다.

길이 햇깔린다 싶으면 여지없이 이런 저런 표지판이 안내를 해서 마음에 평화가 깃듭니다.
시작점에서 0.45Km 왔네요. 정상까지는 1.6 Km 남았습니다.
국가지점번호 “다 바 – 4550 2294” 라고 씌여 있습니다.
이게 무슨 암호 같은 건지, 산행 길이 물음표로 가득합니다.
머리속의 물음표가 어느샌가 다 지워지고 우측의 계곡 물소리만 들립니다.

<물소리를 안고 오르다 보면 고요한 침묵 속의 평화가 깃듭니다>

숨소리가 가빠질 무렵, 갑자기 잘 다듬어진 꽤 넓은 남향 절터가 나옵니다.
고려시대의 도림사라는 절터입니다.
3단의 축대를 쌓아 대지를 조성한 산지가람 형태의 절터입니다.
장곡사에서도 비슷한 지형에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으로 이루어진 가람배치가 기억납니다.

도림사 절터에는 잘 생긴, 각 층의 비례가 아름다운 3층석탑이 남아 있습니다.
석탑 지붕돌의 귀퉁이가 솟아날 듯 아름다운 각도를 이루어 눈에 인상적입니다.

도림사 절터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능선 길이 시작됩니다.
더이상 계곡물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능선 길에 유적도 없어서 철학적 사색과 자신과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능선길은 청양군에서 이런 식으로 관리하여 두었습니다.
도림사지까지가 물소리를 들으며 기암괴석을 감상하는 길이라면
도림사지를 기점으로 정상까지는 포근한 흙길로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갖는 길입니다.

<정상 근처의 노린재나무>

<칠갑산 561 m 정상>

내려오는 하산길은 시간도 짧고 몹시 쉽습니다.
그래서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으시길 추천합니다.
계곡물이 맑으니 발도 한번 담그어 보시구요,
얼굴도 닦아서 땀을 식히고 내려가도 채 한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도시의 생활에서 상처가 생기신 분들은 칠갑산에 한번 오르시길 추천드립니다.
참으로 저의 마음에도 약이되는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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