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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사이에 가을이다.
긴 옷을 꺼내고,
창문을 닫는다.
확연하게 줄어든 초록의 잎들이
메말라가는 나뭇잎들이
공기는 무겁고 바람은 선선하다.
저멀리 하늘의 아래는 파란 그림이
하얀구름으로 가려지고
더 멀리엔 어제의 그림이 있다.
정원에 한창인 꽃들이 벌들을 모으면
부산하게 소리내는 날개짖에
연분홍 빛갈들이 춤을 춰댄디.
긴옷소매 끝에 대롱거리는 아쉬움이
가을의 시작이려니 하고
하늘에는 어느듯 그리움이 채워진다.











상사화라고 알려지기도 한..
석산, 꽃무릇이다.
뿌리는 독성이 매우 강해 사약의 재료로도 쓰였다한다.
산속 깊은 절 주변에 많은 것은 해충을 막아내기 때문이다.
상사화처럼, 잎과 꽃이 따로이다.
상사화가 연분홍의 색을 지녔다면 꽃무릇은 이렇게 진홍색의 빛갈을 가진다.
  
대치면 까치네 가는 길 옆.
꽃무릇이 무더기로 피어있다.
절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이슬비 내리는 날, 더욱 진한 색을 드러낸다.
잎이 없어 꽃과 꽃대가 더욱 두드러진다.
집 앞 마당엔 4년전 심었던 것들이 이제 꽃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가을이다.
들녘이 벼로 가득하다.
폭우와 바람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도 벼는 가을에 맞게 열매를 맺고있다.
아침이슬에 젖은 채로 햇살을 기다리는 풍경이다.
산으로 가득한 이 나라에서 주식으로 자리매김한 벼는 제일 중요한 곡식이리라.
벼의 변천사도 이 나라의 발전의 과정과 함께 해 왔다.
벼농사는 어르신들의 몫이다.
그것은 기계가 모든일을 다하기 때문이다.
벼농사처럼 기계화가 된다면 농사하려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니 쌀은 많고 남아돌기 까지 한다.
그러나 쌀의 소비는 줄고 쌓여가는 쌀은 골치거리가 되어가고,
그래도 벼농사는 끊을 수 없다.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날씨가 제정신이 아니다.
예측 가능성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2025년 올해는 풀베기하다가 세월 다 보냈다는 소리를 너도 나도 한다.
돌아서면 가득한 풀들이 걸음걸이를 막을 정도이니,
농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함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노지에서 농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날씨에 맞추기가 너무 힘들게 돼어간다.
농사가 과학이라고 외치는 이들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으려나. 궁금하다.
어찌되었든, 내년에도 농사는 이어지고 먹거리는 생사되어야 한다.
너와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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