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으로 물든 청양, 칠갑문화제의 이야기


10월의 첫날, 청양읍 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활기로 가득했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했으며, 곳곳에서는 북소리와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름 냄새가 고소하게 번지는 부침개 굽는 소리, 마을 어르신들의 반가운 인사, 학생들의 들뜬 발걸음까지.
그렇게 제23회 칠갑문화제가 청양의 하늘 아래 문을 열었다. 군민의 날 행사와 민속대제전이 함께한 이날, 청양은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축제의 장이 되었다.

칠갑문화제는 1984년 처음 시작되었다.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고 군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 기획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변화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1991년부터는 예산 문제로 군민체육대회와 분리되어 격년제로 열리기도 했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축제의 불빛은 한 번도 꺼지지 않았다. 올해 스물세 번째를 맞은 칠갑문화제는 그 역사만큼이나 깊은 의미와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거리에는 각 읍면과 기관이 참여한 퍼레이드 행렬이 이어졌다. 알록달록한 전통의상과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들은 풍선을 흔들며 “청양 최고!”를 외쳤다. 부스 거리에는 도토리묵, 전, 구기자차, 고추장 등 청양의 맛이 한가득했다.
사람들은 옹기종기 맛있는 식사를 나누며 담소를 나누셨다.


이번 축제를 위해 청양군은 오랜 시간 준비를 거듭했다. 유관기관과 함께 안전관리 실무회의를 열고 교통, 응급, 현장 점검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그 덕분에 이날 행사는 질서 속에서도 활기로 넘쳤고,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윤여권 부군수의 말처럼 “모든 군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는 것이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였다.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합창이 하늘로 퍼져 나갔다.
그 노래는 마치 청양의 가을처럼 따뜻하고 잔잔했다.

주민들의 얼굴엔 하루의 피로 대신 미소가 번졌다. 칠갑문화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 담긴 시간이었다.
그렇게 가을빛으로 물든 청양의 하루는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