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은 정말 아이 키우기 참 어려운 곳이네요.
홈페이지 들어와보니 출산장려 공모 어쩌구 저쩌구,
살기좋은 청양 저쩌구 어쩌구 하는데
제가 보기에 청양은
젊은 사람들이 아이낳고 살기에 참 턱없이 불편하고 어려운 곳이기만 합니다.
흥부 마인드로 무한 긍정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얼마전에 7개월된 아이와 도서관에 갔다가 기저귀 갈아줄 곳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책상에서 갈아주게 되었더랬죠.
막 뒤집기 시작하는 아이였기에
정말 순식간에 아이는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고
저는 울며불며 홍성 의료원으로 날아가야했죠.
아직도 아이는 밤마다 경기하듯 놀라서 깨고
저는 그때마다 아이를 부둥켜안고 미안해미안해 소리만 울며 반복하죠.
예, 맞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고.. 100% 제 잘못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에 혹은 읍내 그 어디에라도 기저귀 하나 갈 수 있는 곳이 있었다면
저는 맹세코 차가운 유리 책상 위에서 기저귀를 가는 행동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도 의료원에 다녀오는 길에 아이가 보채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우유를 먹이기 위해
마땅한 장소를 찾다가
할 수 없이 농협으로 들어가 의자 위에 아이 눕히고 ㅡ
흠.
문득 궁금했습니다.
정말 청양에는 기저귀갈이대 하나 없는걸까?
그래서 민원실에 전화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청양에는 기저귀 갈아주는 곳이 없느냐.
그렇다면 기저귀 갈이대 설치는 의무냐, 선택이냐 무엇이냐 -
모른다고 하네요, 주민복지실로 연결해 주겠다고 합니다.
주민복지실에 물어보니 그 역시 모른다고 합니다.
건설도시과에 물어보라고 합니다.
건설도시과에 물어보았습니다.
주민복지과에 물어보라고 합니다.
..............
그 누구도 알아보고 연락드린다거나.
알아볼테니 잠시후에 다시 연락달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허헛,
제가 화를 낸것도 아니고,
설치해 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저는 그냥 궁금했을 뿐인데.
..................
말씀드린 기저귀갈이대 이야기는 그냥 한 예일 뿐입니다.
청양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시골이라 좀 불편하지만 참 살기 좋은 곳이다 -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 이나 있을까요.
되려 주위에서 아이 낳고 키우려면 청양은 떠나야 하는 곳이다, 라는 말은 참 많이 들었습니다.
청양에 사는게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음이 아니라
본인들의 선택에 의한 것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참 -
씁쓸한 마음에 이야기 남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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