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3년만에 미달이란 오명을 벗어던지고 이제 5년째 정원을 맞췄습니다.
작년에는 조절에 실패하여 두 학생에게 아픔을 주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3월과 9월에 결원이 생겨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한 두 학생을 각각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체육대회와 축제 때 보니 너무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어 아픔을 잘 이겨낸 두 학생이 대견스러웠습니다.
2015학년도 신입생은 특성화 계열 75명(95명 지원), 인문계열 112명을 모집했습니다.
특성화 계열 모집은 인문계열보다 한 달 정도 먼저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성화 계열에 탈락한 학생은 인문 계열로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인문계열 탈락 학생은 다시 청양고등학교에 진학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에 정원에 맞게 인원을 딱 맞춰 모집해야 합니다.
이 모집 과정에서 두 중3학부모님의 양보로 정원을 딱 맞출 수 있었습니다.
원서 마감 3일전 모집정원(112명) -2명 상황에서 연락이 되지 않던(전에부터 온다는 연락이 있었음) 논산 지역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이제 -1명, 그때 청양고로 오기를 주저하던 두 학생이 청양고로 진학을 하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두 학생을 다 받으면 +1명 또 탈락자가 생기기에 두 학생을 다 받을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서 마감 날 아침 두 학생 중 한 학생만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안도의 숨을 쉬기도 잠시 인근 지역 한 학생이 청양고를 지원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담임선생님께 안 된다고, 지역의 학생이 떨어진다고 간곡히 얘기했지만 부모님을 설득할 수가 없다는 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연락처를 얻어 전화를 드렸습니다.
학생은 예전부터 청양고로 진학하고 싶었는데 부모가 반대했다며 이제 부모도 청양고로 진학을 결정했으니 보내겠노라 받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작년 같은 상황이 다시 오는가. 전화를 끊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한 시간 후 다시 전화했습니다.
학생 인근 학교를 소개하며 그 학교에서도 충분히 꿈을 펼칠 수 있노라 설득했습니다.
그래도 원서를 내겠다 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속으로 화도 났습니다. 미리미리 온다고 하지. -40명에서 출발했는데.....
다시 전화했습니다. 누군가 한 명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고.
그 학생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9년간 공부 못한다는 이유로 서러움을 안고 살아왔는데 또 탈락의 아픔을 겪어야 한다고. 그 학생에게 교사로서 아픔을 안겨줘야 한다는 제 처지가 서글프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댁의 자제분이 진학한 학교에서 잘 지내면 그냥 두고 청양고로 전학을 원하면 청양고에 결원이 생기자마자 받을 수 있도록 하겠노라고. 그래도 원서를 내시겠다면 제가 사표를 내는 한이 있더라도 막겠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음이 통했는지 그제서야 그 학부모님은 인근 학교로 원서를 내겠노라. 나중에 우리 아이가 잘 적응하지 못하면 청양고에 전학 꼭 받아달라는 말을 남기시고 반대로 고맙다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1명 상황에서 양보해주신 부모님, 0명 상황에서 다른 학교로 원서를 내 주신 학부모님 고맙습니다.
두 학생 모두 진학한 학교에서 멋진 꿈을 펼치길 늘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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