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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핵심 공약 첫발부터 파열음… 69개 소멸위기 군 중 49곳 사활 건 경쟁, 관료주의 벽에 막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승부수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행 첫 달인 1월부터 관료주의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초 했다. 당초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공언했던 ‘24개월 지급(2026년 1월~2027년 12월)’ 원칙이 중앙정부의 행정 절차 지연이라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깨진 것이 확인됐다.

■ 69개 군 중 49곳 ‘사활’… 어렵게 쟁취한 ‘마지막 희망’
이 사업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69개 군 단위 지자체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69개 군의 인구 감소율(2020~2025년)은 –6.0%로 전체 기초지자체 평균(–1.3%)의 4배가 넘는다. 고령화율은 38.80%에 달해 마을 공동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절박함 속에 농식품부가 지난해 진행한 시범사업 공모에는 49개 군, 전체의 71%가 신청서를 냈다. 재정 자립도가 바닥인 상황에서도 지역을 살리겠다며 뛰어든 것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지난해 10월 20일 1차와 12월 3일 2차에 걸쳐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경북 영양 등 최종 10개 군이 선정됐다.
국회 역시 사안의 시급성을 인지해 예산을 당초 1,703억 원에서 3,409억 원으로 대폭 증액했고, 국고 보조율도 50%로 상향했다. 모든 준비는 끝난 듯 보였다.
■ "돈이 없는 게 아니다, 중앙의 ‘도장’이 없을 뿐"
하지만 현장의 기대는 분노로 바뀌었다.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완료되지 않아 1월분 지급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업 종료 시점이 2027년 12월로 못 박혀 있어, 시작이 늦어지면 주민 혜택은 소급 없이 공중으로 사라진다.
이번 시범사업에 선정된 충북 옥천군 기획예산담당관실 최아무개 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1년 치 예산, 즉 24개월 지급을 전제로 한 도비와 군비를 의회 의결을 거쳐 100% 확보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최 팀장은 "곳간에는 주민들에게 줄 돈이 쌓여 있다. 그런데 중앙정부의 서류 검토가 늦어졌다는 이유만으로 1월분 지급을 하지 말라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예산이라는 ‘실탄’은 장전되었으나, 중앙정부의 ‘발사 명령(지침)’이 없어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 담당자 바뀌니 ‘리셋’… 무너진 행정 연속성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앙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업무 공백이다. 최종 선정된 군담당자들과의 통화 및 본지의 확인 결과, 농식품부 내 담당 부서의 인사이동으로 업무 연속성이 완전히 끊긴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가 농식품부에 문의했을 때, 1월 1일 자로 새로 부임한 사무관은 사업의 히스토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1월 지급이 어렵다는 건 알지만 구체적인 건 전임자인 장아무개 사무관에게 물어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대한 국책 사업이 담당 주무관 한두 명의 인사이동에 따라 휘청거리는 대한민국 행정의 민낯이다.
영양군의 경우 국비 포함 1인당 월 15만 원에 자체 재원 5만 원을 더해 월 2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주민들에게 ‘지역 지킴이’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려던 계획은 중앙의 침묵 속에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 청양군 "위장전입 의심 쇄도하는데… 기준은 ‘오리무중’"
행정 공백 속에 현장은 ‘위장전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개 시범지역 협의체 대표인 충남 청양군 한아무개 팀장은 본지에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구가 2만 9,986명인데, 최근 인구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증언했다.
한 팀장은 "부모가 자녀 주소지로 전입하거나, 도시에 집을 두고 주소만 옮기는 이른바 ‘무늬만 전입’ 사례가 상당수 의심된다"며 "심지어 리조트나 기숙사에 주소를 두고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지침도 전무하다"고 토로했다. 청양군은 자체적으로 ‘주 5일 이상 실거주’를 기준으로 이장과 반장을 동원해 전수 조사를 하고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악성 민원과 법적 분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 "9개월을 5개월로 줄였다"는 생색, 결과는 ‘약속 파기’
정부 측은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기간을 당초 9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26년 1월’이라는 데드라인을 지키지 못했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의 실패다. 지난해 10월 시범지역 선정 당시 농식품부 국장이 "시작은 반드시 1월보다는 ‘초’로 해달라"며 말끝을 흐렸던 것이 결국 행정 지연을 예견한 ‘면피성 발언’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옥천군, 청양군을 비롯한 10개 시범지역 지자체 협의체는 "주민 신뢰를 위해서라도 1월분은 반드시 소급 지급되어야 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소멸해가는 지방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다. 문서 한 장, 도장 하나가 늦어졌다는 핑계로 국민의 삶을 갉아먹는 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사라진 1월’을 주민들에게 돌려줄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개요】
▶ 사업 기간: 2026년 1월 ~ 2027년 12월 (당초 24개월 계획 → 행정 지연으로 1월분 증발 위기)
▶ 지급 금액: 1인당 월 15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 경북 영양군은 자체 재원 추가하여 월 20만 원 지급 예정
▶ 대상 지역(10개 군):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순창·장수, 전남 곡성·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 지급 대상: 신청일 기준 해당 지역 실거주 주민 (단, 구체적 실거주 요건 및 위장전입 방지 지침 미비로 현장 혼란)
▶ 총 예산: 3,409억 원 (국고 보조율 50%, 도비·군비 매칭)
-이 기사는 로컬저널리즘의 선두주자 http://newsy.netfuhosting.com/news/view.php?no=784
경북 최초의 인터넷신문 http://youngyang.kr/news/view.php?no=465 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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